- 언어생활
문자가 왔다.
"사랑해 엄마~ 다음에 다시 태어나도 내 엄마가 되어 줄 거지??"
학교에 간 아이에게서 온 문자 한 통에 가슴이 철컥 내려앉는다.
'무슨 일이 있는 거지? 도대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거야?'
혹시나 싶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대뜸 남편도 같은 문자를 받았단다.
'정말 무슨 일이 있긴 있나보다!!!'
아이에게 답문을 보냈지만 답이 없다. 아이가 당장 자살이라도 할지 모른다는 마음에 다급해져서 다짜고짜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업 시간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에이~ 설마요~. OO 어머님, OO 수업 중입니다. 보이스 피싱같은 거 아닌가요?"
"수업 중인 애한테 이런 문자가 오니 이상하잖아요. 정말 아무 일 없는 건가요 선생님?"
"네. 정 걱정되시면 제가 가서 확인하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아무 일도 없다고 하신다.
저녁에 아이에게 자초지종을 들었다. 가정 시간에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학교에는 전화에 불이 났었다고 한다. 나 말고도 불안한 학부모들이 많이 있었던 모양이다. 반 친구들 중에는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문자를 차마 보내지 않으려는 아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남의 일이 아니다. 중학교 가정 교과 교육 과정.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부모 자식 간에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지 않는 한국 가정의 문제일까 아니면 그런 가족 간의 언어문화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과정의 문제일까? 말 한 마디에 이런 어려운 과제가 생길 줄이야!!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불안하다.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