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초에, 나는 브런치스토리를 열었고
글과 세계를 창조하려 하였다
2
페이지는 혼돈하고 공허하며
깊은 무언의 수면 위에
나의 마음이 운행하였더라
3
내가 이르되,
"문장이 있으라" 하니
문장이 있었고
4
나는 그 문장이 좋았더라
나는 문장과 공백을 나누고
문장을 낮이라, 공백을 밤이라 부르니라
5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단락이니라
6
내가 이르되,
"페이지 가운데 여백이 있어
문장과 문장을 나누게 하라" 하니
7
내가 여백을 만들고
여백 아래의 말들과
여백 위의 침묵을 나누게 하였더라
그대로 되니라
8
나는 여백을 하늘이라 부르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단락이니라
9
내가 이르되,
"모든 생각은 하나로 모이고
그 위에 주제가 드러나라" 하니
그대로 되니라
10
나는 주제를 땅이라 부르고
모인 생각들을 바다라 부르니
내가 보기에 좋았더라
11
내가 이르되,
"땅은 줄거리와 비유와
각기 다른 감정의 단어들을 내게 하라" 하니
그대로 되니라
12
땅이 이미지를 내고
비유가 피어나며
각기 종류대로 감정 있는 문장을 맺으니
내가 보기에 좋았더라
1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셋째 단락이니라
14
내가 이르되,
"페이지 위에 리듬과 구조가 있어
글의 낮과 밤을 나누게 하라
그것들로 독서의 계절과 시간을 이루게 하라"
15
"그것들은 페이지의 궁창에 있어
읽는 이의 마음을 비추게 하라" 하니
그대로 되니라
16
나는 두 큰 리듬을 만들었으니
큰 리듬은 낮을,
작은 리듬은 밤을 주관하게 하며
단락마다 별처럼 흩어진 표현들도 더하였더라
17
나는 그것들을 페이지 위에 두어
글 전체를 비추게 하니
18
낮과 밤을 주관하게 하고
강약과 정적을 나누게 하니
내가 보기에 좋았더라
19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넷째 단락이니라
20
내가 이르되,
"문장 속에 생명을 넣어 움직이게 하고
비유는 공중을 날게 하라" 하니
그대로 되니라
21
나는 다양한 표현과 의미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고
비유를 그 결대로 퍼뜨리니
내가 보기에 좋았더라
22
내가 그것들에게 이르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페이지 위에 충만하라" 하니라
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다섯째 단락이니라
24
내가 이르되,
"이제 중심을 세우고
글 전체를 이끌 목소리를 내라" 하니
그대로 되니라
25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정돈하며
문장의 질서를 이루니
내가 보기에 좋았더라
26
내가 이르되,
"우리가 우리의 형상대로
우리의 모양을 따라
글의 주체를 만들고
그로 하여금 글을 다스리게 하자"
27
내가 나를 본떠
한 문장의 화자를 만들고
또 하나의 시선을 더하니
그들은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하였고
그 이야기 안에 내가 있었더라
28
내가 그들에게 이르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글을 채우고
페이지를 정복하라
감정과 사유와 장면을 다스리라"
29
또 내가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모든 씨 맺는 단어와
감정을 품은 이미지들을 주노니
그것이 너희의 영감이 되리라"
30
"또 살아 있는 모든 문장에게도
적절한 쉼과 여운을 주노라" 하니
그대로 되니라
31
내가 지은 이 글의 모든 것을 보니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이야기의 첫째 날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