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멈춘 자리마다
작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어쩌면 실패라 부르던 그 흔적 위에
당신의 숨이 아직 따뜻하게 남아 있다.
글은 때때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여행처럼
갑작스레 멈추기도 하고
끝없이 어두운 터널 속을 헤매듯
길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멈춤은 끝이 아니다.
한 줄을 쓰지 못한 그날조차
당신의 글을 기다리는 시간이며,
텅 빈 종이는 침묵 속에서
다음 행을 준비하고 있다.
기억하라.
위로란 누군가의 말이 아니라
당신의 펜이 다시 움직이는 순간,
잉크가 종이 위에 스며들며
작은 파동처럼 번져가는 그 떨림이다.
당신은 홀로 쓰고 있지만
당신의 문장은 홀로 있지 않다.
언젠가 누군가의 새벽을 지켜줄 불빛으로,
낯선 이의 가슴에 닿아
울음을 멈추게 할 손길로 남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 글이 멈췄다 해도 괜찮다.
그 멈춤은 이미
다음 문장을 불러오는 조용한 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