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by KOSAKA

펜을 드는 순간,
당신의 어깨 위로 보이지 않는 돌이 얹힌다.
손끝은 떨리고,
한 줄의 문장은

가시밭길처럼 날카롭게 다가온다.


글을 쓴다는 건
마치 스스로의 살을 베어내
종이 위에 펼쳐 보이는 일.
당신은 매일 그 아픔 앞에 앉아
자신을 꺼내 놓는다.


아픔은 종종
밤의 그림자처럼 길게 드리워진다.
문장이 막힐 때마다,
당신은 끝없는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진 듯하다.
단어 하나가 돌처럼 무겁고,
침묵은 우주처럼 깊어
숨조차 막히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기억하라.
연필심이 깎여야 비로소 선이 생기듯,
아픔은 당신의 문장을 빚는 칼날이다.
피할 수 없는 그 마찰 속에서
빛나는 한 줄이 태어난다.


아무도 모르게 흘린 눈물조차
언젠가 글의 수분이 되어
마른 종이에 스며들고,
그 얼룩에서 새로운 언어가 움튼다.


그래서 작가의 고통은
끝내 절망이 되지 않는다.
그 고통 속에서 태어난 문장들은
당신을 지나
또 다른 이의 가슴에 가 닿아
그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노래가 된다.


당신의 아픔은
결코 헛되지 않다.
오늘의 어두운 밤은
내일의 작품이 되어
다른 이의 길을 비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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