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by KOSAKA

작은 책상 위에
세상이 올려져 있다.
낡은 나무 결 사이로
수많은 시간과 사유가 스며들고,
당신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피어난다.


책상은 묵묵하다.
당신이 울부짖을 때도,
당신이 고개를 떨굴 때도,
당신의 원고지를 가만히 떠받치며
한 줄의 문장을 지켜낸다.


밤이면 스탠드 불빛 아래
책상은 작은 섬이 된다.
세상의 소음은 멀리 사라지고,
당신은 그 위에서
고독한 항해를 시작한다.


펜촉이 긋는 소리,
종이가 파도처럼 흔들리는 기척,
그리고 때때로 고이는 침묵—
그 모든 것이 책상 위에서
조용한 교향곡이 된다.


책상은 알고 있다.
당신이 쓰는 문장은
단지 종이를 넘어
누군가의 삶에 닿으리라는 것을.


그러니 책상 앞에 앉을 때마다
기억하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작은 책상 위에서 시작된 세계가
점점 멀리, 끝없이 번져가고 있다.


지상에는 천국이 없으니

당신의 책상 위에

당신의 언어 위에

그것을 건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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