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언제나
당신의 책상 모서리에 앉아 있다.
한 줄을 쓰려는 순간마다
숨소리를 따라와 어깨에 손을 얹는다.
종이 위의 공백은
밤하늘처럼 깊고,
당신의 펜촉은
그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다.
단어들은 멀리서 희미하게 반짝이다가
손끝에 닿기 전에 흩어져 사라진다.
그러나 불안은
당신을 쓰러뜨리기 위한 그림자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처럼
가슴속에서 작게 타오르는 빛이다.
떨림이 없다면
문장은 차갑게 굳어
누구의 마음에도 닿지 못할 것이다.
불안이 있어야만
당신의 문장은 울음을 품고,
상처를 가진 이의 가슴을 두드린다.
때로는 눈물처럼 번진 잉크가
종이 위에 얼룩을 남긴다.
그러나 그 얼룩조차
누군가의 새벽에 가 닿아
가만히 등을 어루만지는 손길이 된다.
그러니 불안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것은 당신의 가장 솔직한 벗이며,
언어가 탄생하는 자리에서
늘 함께 울고 있는 조용한 동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