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문장은
아직 이름 없는 새벽처럼 떨리며
당신의 가슴에서 처음 숨을 쉽니다.
하얀 원고지는
눈 내린 들판처럼 고요히 누워
당신의 발자국을 기다립니다.
커서는
작은 등불처럼 깜박이며
미지의 길 위에 첫 발을 비춥니다.
그러나
말들은 때로 무너져
실패라는 바람에 흩어집니다.
그때
당신을 붙드는 것은
한 줄의 위로,
가만히 등을 쓸어주는
보이지 않는 손길입니다.
시간은
소리 없이 쌓이고,
당신의 문장에는
굳은 아픔이 꽃처럼 맺힙니다.
어딘가에서
한 독자가 숨죽이며
당신의 문장을 더듬습니다.
그 작은 숨결이
당신을 다시 일으킵니다.
책상 위엔
끝내 쓰지 못한 이야기들이
빛바랜 별처럼 흩어져 있고,
불안은 여전히 곁을 돌지만
당신은 오늘도
밤의 끝을 열며 써 내려갑니다.
당신은 작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