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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에부는바람 Sep 06. 2024

조용헌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2 : 천문편》

동양학이라는 필터를 통하여 걸러낸 삼라만상을 들여다보는 재미...

  이런저런 잡다한 지식들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기는 하지만 동양학 강의라고 하기엔 역시 역부족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동양학이라는 것이 다루는 다양한 영역을 (수박 겉핧기 식으로나마) 재미있게 접근하여 보여주니 아예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겠다. 


  “용은 비와 물을 관장하는 수신水神으로 숭배되었다. 고대 서양은 농경 사회가 아니었으므로 용이 퇴치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동양은 농경 사회였으므로 숭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그러므로 동아시아에서 용은 제왕의 상징이다. 20세기가 블랙 골드(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 골드(물)의 시대라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책은 자연, 천문, 종교, 운명이라는 네 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아래에 산, 바다, 동물, 식물, 날짜, 주역, 풍수, 종교, 우불선, 예언, 생사, 사주, 관상이라는 하위 챕터를 두고 있다.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첫 번째 권이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두 번째 권에서는 나머지 삼라만상을 두루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삼라만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내적 필터로 동양학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미래 예측이란 측면에서 보면 동양의 술사들도 헤지펀드 종사자와 같은 업종이었다. 단, 동양의 술사들은 돈이 아니라 권력 쟁취에 그 목적이 있었다. 동양의 술사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반복되는 주기週期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1년 열두 달의 반복을 상징하는 12지支, 육십갑자, 주역의 64괘 등이 이런 반복을 나타내는 주기에 해당한다. 이는 주식 시세의 그래프와 비슷하다. 그래프를 보면서 시세를 예측하듯, 육십갑자를 보면서 사건을 예측한다. 규칙적인 반복 주기를 확보하면 예측이 가능해진다.”


  특히 몇몇 부분들에서는 이러한 작가의 필터가 아주 유용함을 알 수 있다. 과거의 동양 술사들이 육십갑자 등과 같은 일종의 주기를 가진 데이터를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하였다는 사실과 현재의 주식 과련 종사자들이 하루종일 그래프를 보면서 주가의 변동 주기 등을 통계화 시키려는 노력은 얼마나 근사하게 닮아 있는가. 고리타분하다 여겨지는 과거의 시스템이 최첨단의 시스템과 이런 식으로 연결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불행 가운데 기회가 있고, 행복 가운데 위험이 있다는 이치는 주역의 핵심이다. 왜냐하면 하루 24시간이 밤만 계속되는 일은 없고, 낮만 계속되는 일이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책은 우리가 인생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필요한 어떤 자세 등에 대해서도 간간히 전달한다. 행복한 삶이나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작가의 생각 또한 동양학이라는 필터를 수시로 통과한다. 그리고 그렇게 필터를 통과한 글들은 바로 지금 현대에서도 아니 바로 지금 현대이기 때문에 더욱 유용한 내용들이 되고 있다. 작가가 조선일보라는 필터를 통하지 않고, 자신의 동양학적 필터만을 더욱 세밀하게 만들어 장착하기를 바래본다.



조용헌 /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2 : 천문편 / 랜덤하우스 / 261쪽 / 20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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