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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에부는바람 Sep 09. 2024

아내와 나의 시차...

파키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의 어디쯤에 있는 나를...

  최근 아내와 나의 시차는 네 시간 정도이다. 아내는 열두 시쯤 잠자리에 들고 여섯시에 일어난다. 나는 새벽 네 시쯤 자리에 눕고 열 시를 전후해 깨어난다. 그러니까 아내가 서울이라면 나는 이슬라마바드나 타슈켄트다. 아내와 나의 시차는 간혹 좁혀지기도 하고 때로 벌어지기도 하였다. 아내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결혼 이후 일정하였으므로 나만 혼자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한 것이다. 아주 가까워서 마닐라나 홍콩쯤일 때도 있었고, 아주 멀어져 모스크바나 이스탄불쯤일 때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벌어진 적은 없다. 아내는 가끔 자다 깨어 형, 하고 나를 찾기도 한다. 나는 얼른 옆으로 다가가 여기 있다고 말해주는데, 그럴 때 아내의 눈빛은 아주 먼 곳의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 같아진다. 그러니까 저기 파키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의 어디쯤에 있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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