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10킬로미터)에서의 즐거운 한 때이다... 제주도 시민이 아닌 이들이 대회에 참가하고 완주하면(완주를 하지 못해도) 귤을 한 박스씩 준다.
오늘 기온이 꽤 떨어져 겨울이 코 끝을 시리게 했지만, 최근 몇 주 가을이 넉넉한 온도로 조금씩만 깊어갔다. 아내와 주말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내부순환도로를 거쳐야 했는데 좋은 날씨 덕분에 구간구간 길이 막혔다. 네비게이션에서 ‘앞으로 3킬로미터 15분 가량 정체 예상입니다’와 같은 내레이션이 나오면, 주거니 받거니 이런 대화를 하며 막힌 길을 통과했다.
나 : 가만 보자, 3킬로미터에 15분이 걸린다면 1킬로미터에 5분 페이스라는 건데.”
아내 : 와아, 서브3 주자들은 뛰는 게 더 빠르다는 이야기네.
나 : 서브3면 1킬로미터에 4분대 초반이니까, 달리면 훨씬 빠르지..
아내 : 그렇네. 5분 페이스면 풀 마라톤 3시간 30분을 조금 넘게 되는데...”
나 : 아깝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3시간 30분 언더인데, 너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는데...
아내 : 뭔 소리야, 요즘 달리기를 안해서 그 기록 근처에도 가기 힘들어.
나 : 그래서 겨울 100일 프로젝트는(우리가 속한 달리기 클럽에서 일 년에 두 차례씩 모집하는 런 클래스의 명칭) 어떤 그룹으로 신청할 건가?
아내 : 모르겠어. 345(풀 마라톤 3시간 45분 목표)로 신청을 해야 할까봐.
나 : 그래도 이미 345를 했는데(아내의 가장 좋은 기록은 3시간 37분), 330으로 신청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아내 : 형은 어떻게 할 건데?
나 : 나는 뭐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415(풀 마라톤 4시간 15분 목표)나 서브4(풀 마파논 4시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