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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에부는바람 Aug 13. 2024

김동식 《13일의 김남우》

새로운 전래 동화의 시작, 할머니 대신 김동식...

  김남우는 그러니까 김동식(의 소설)에게 있어서 일종의 페르소나 같은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속에 앉아 있는 김동식의 분신 같기도 하다. 김동식의 세 권의 소설 중 첫 번째 권이 얼핏 SF 계열이라면 두 번째 권은 얼핏 환상 문학에 가깝고 세 번째 권은 음, 그러니까, 음... 여하튼 세 권 모두 재미있고 기발하다. 할머니로부터 전해 듣는 새로운 전래 동화의 시작 같은 것, 이야기의 제목들도 참 직관적이다.


  「도덕의 딜레마」

  운석 충돌이 예정되어 있고 살려야 하는 인간을 선정해야 하는 인류는 도덕적 질문을 통해 선별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질문을 받는 대상자와 그 대상자를 향하여 투표를 하는 관객이라는 구분법은 어느 순간 전복된다.


  「나비효과」

  나의 어떤 행위가 나비효과를 거쳐 어떤 죽음에 이르게 되는 상황을 미리 알게 된다면... 그러니까 나의 어떤 행위가 어떤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결과가 나에게 문자로 전달된다면...


  「13일의 김남우」

  김남우의 거듭되는 하루, 그러나 나의 거듭되는 하루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면 이제 그하루는 이틀이 되고, 거듭되는 하루를 경험하는 사람도 한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계속 거듭되는 하루를 사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결국...


  「버튼 한 번에 10억」

  버튼을 누르면 상대방은 3일 뒤 죽게 되고 나는 보험금을 받는다. 그런데 만약 내가 3일 안에 상대방이 죽는 것을 번복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 상대가 나의 아내이고, 사람들이 내가 버튼을 눌렀다는 사실을 안다면...


  「완전범죄를 꾸미는 사내」

  기발하다. 완전범죄를 꾸미고 있는 사내의 비밀을 알게 된 내가 그 비밀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하여 꾸미는 완전한 상황극...


  「퀘스트 클럽」

  돌고 도는 뫼비우스 띠 같은 퀘스트 클럽의 신참 늘리기 퀘스트...


  「인간에게 최고의 복수란 무엇인가」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에게 최고의 복수를 하기 위하여 그 범인의 처와 동생과 친구를 감금하고 있는 내가 취하는 방식...


  「도와주는 전화 통화」

  드라마 <시그널>의 잔혹판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자긍심 높은 살인 청부업자」

  깔끔하게 살인을 하기 위한 살인 청부업자의 정당방위 살인 만들기...


  「김남우 교수의 무서운 이야기」

  끔찍하고 무서운 상상, 그러니까 이야기의 다음을 넘겨 짚는 우리의 잔혹한 심정이 곧 우리의 무서운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는, 그래서 그것이 더 무서운...


  「나는 정말 끔찍한 새끼다」

  이십 년 전에 저지른 어린 살인에 대해 실토하게 되는 과정이 지난하다. 자신을 향한 끔찍한 감정의 에스컬레이터...


  「거짓은 참된 고통을 위하여」

  전복에 전복을 가하는 사건의 진행이라니... 이야기를 한 번 뒤트는 것으로는 부족해서 한 번 더 뒤튼다.


  「시공간을 넘어, 사람도 죽일 수 있는 마음」

  누군가가 살기를 바라는 마음과 누군가가 죽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들 사이의 싸움...


  「자랑하고 싶어 미치겠어」

  법의 집행과 가상 현실, 작가가 다루는 가상 현실이라는 것의 소설적 흡수 방식...


  「죽음을 앞둔 노인의 친자 확인」

  흰색 거짓말이 불러 일으킨 나쁜 결과도 있을 수 있다...


  「사이코패스 죽이기」

  진정한 복수에 대한 여러 편의 소설이 있고 그 중의 하나이다. 복수에 대한 작가의 천착, 어쩌면 우리의 천착...


  「버려버린 시간에도 부산물이 남는다」

  분신사바의 지독한 변형...


  「친절한 아가씨의 운수 좋은 날」

  김동식의 여성형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홍혜화, 다시 살아 나다...


  「세 남자의 하우스 포커」

  또 다시 복수, 딸아이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를 색출하기 위한 포커판, 그를 따라가기 위한 포커판...


  「심심풀이 김남우」

  리벤지 포르노를 향한 김동식 식의 반발...


  「가족과 꿈의 경계에서」

  엇갈리는 선택이 만드는 페러럴 월드와 가족 이야기...



김동식 / 13일의 김남우 / 요다 / 428쪽 / 20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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