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를 읽다 보면 편하게 발 뻗고 민생고를 걱정하지 않던 시기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지금 먹고살기 더 힘들다고 아우성인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직장인들이 주변 선후배 동료들로부터 한 두 번쯤은 들어봤을 얘기를 찾는다면 "그렇게 많은 스트레스받으면서 왜 아직 회사에 다니냐?"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회사(직장)가 그렇게 싫어도 우리가 계속 다니는 이유는 뭘까? 많이 궁금하다. 평론가들은 '싫어하고 있다면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편한 얘기를 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당신에게는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는 걸 명심하라"라고 충고한다.
또 우리는 "리더십을 가져라. 열정을 가져라. 혁신하라. 주인의식을 가져라. 창의적으로 일하라. 서로 소통하라. 실패를 두려워 마라" 이런 각종 구호에 불과한 말이나 플래카드를 걸어 놓고 만족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누구를 위해 일하는 걸까?
우리는 누가 만든지도 모르는 그 일의 중간만 맡아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왜 시작되었는지 그 일의 끝을 보지 못한 채 중간을 붙잡고 상사의 기분에 또 사내정치에? 휘둘리다 결국 내 일과 나를 함께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평생 회사를 위해 일할 것인가? 또 상사를 위해 일할 것인가? 혹시 회사가 나를 위해 일할수는 없는 걸까? 이런 잡스런 자문을 하기도 한다. 상사를 위해 일하는 것만큼 동기부여가 저하되는 일은 없다고 한다. 상사를 위해 일하는 것만큼 성과 없는 일 또한 없다.
'존 아쿠프'는 그의 저서 '꿈꾸는 월급쟁이'에서 "향후 계획 없이 사직을 하지 마라. 현 직장에 대한 불만족은 퇴사 이유로 충분치 않다. 꿈꾸는 일을 할 기회가 -당신을 끌어당길 때가- 가장 적절한 퇴사 시기다"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때로는 상사로부터 맞지만 않았지 엄청난 정신적 구타를 당한 후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인사 안 하기, 성의 없게 대답하기, 눈 안 맞추고 보고하기 등" 아주 소심한 복수에 자위하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직장인 중에 링거 한 번 안 맞아 본 사람이 있을까? 몸에 질병이 생기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내 질병의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화병'이기 때문이다. "많이 일했다. 그만 해라" 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대수롭지 않게 무시해버린다. 초기 몸의 복수는 '몸살'이다. 그러면서 점점 더 강한 복수를 시작하게 된다. 정말 명심해야 한다. 몸의 신호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자, 이제 현실을 한번 직시해 보자.
큰소리치던 대기업 실무자는 어김없이 만원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지만, 고개 숙이고 사과했던 납품업체 사장은 벤츠 타고 퇴근한다. 또 지하철 타고 퇴근한 직원은 주말에도 지하철 타고 특근하러 가지만, 벤츠 타고 퇴근한 납품업체 사장은 주말에는 벤츠 타고 골프장을 향한다.
다시 말해서, 납품업체 사장은 본인 힘으로 사업을 일군 사람이다. 큰소리치던 나는 회사 이름 빼면 무엇이 남을까? 그런데도 우리가 아직 퇴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도, 잊을만하면 마약 같은 성과급도, 밖은 시베리아 벌판 같은 겨울이고 정글이고 지옥이라는 주변의 만류도, 나가서 뭐 먹고살지에 대한 두려움도 아니다.
내가 아직 퇴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아직 내 졸업 작품을 완성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상사가 미워서, 월급이 적어서, 비전이 없어서, 집이 멀어서, 관계가 힘들어서, 그냥 다니기 싫어서...
이런 건 모두 퇴사 이유가 될 수가 없다.
만일 당신이 상사, 동료를 미워하고 있다면, 또 회사가 원망스럽고 억울하다면 그때 떠나서는 안된다. 아직 떠날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의 멋진 졸업 작품이 완성되면 그때 그걸 들고 과감하게 회사 문을 박차고 나가라. 그때까지는 인내하면서 당신의 미래를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