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Apr 07. 2024

대관령을 찾아서

살며 생각하며

대관령에서 큰 황태회관을 운영하고 계시는 와이프 지인한테서 갑자기 전화가 걸려 온 것 같다. 내용인즉 "대관령에 바람 쐬러 내려오라"는 것 같다.


권유에 의해 운전병 역할 하면서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3시간 남짓해서 대관령에 도착했다. 중간에 휴게소 들러서 군것질하는 것은 여행의 묘미 중 하나 아닐까 싶다.


대관령은 언제 들러도 설렘을 안겨 준다. 그런데 평창 동계 올림픽 주 경기장 모습은 정말 여기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황폐한 채 사람들의 관심 밖인 것 같아 안타깝다.


경기장 주변을 1시간 정도 조깅하면서 대관령의 상큼한 산소를 원 없이 들이키는 행운을 가졌다. "사람살기 가장 좋다" 700m 고지에 사는 주민들이 잠시 부럽다.


주인장이 개발했다는 신규 메뉴를 집어 들면서 연세가 70대 중반을 넘어섰음에도 꾸준히 현역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젊은 나는 뭔가? 각하게 된다.


자식들이 식당 사업에 전혀 관심 없어 속상하다고 하면서 종업원 50여 명을 건사하려면 눈코 뜰 새 없다는 푸념 섞인 너스레는 주인장이 좋아하는 청하 술잔 속에 녹아들고 있다.


만나면 항상 다니던 주문진 단골 횟집에 들러 푸짐한 인심을 맛보고 주문진 소돌 아들바위 공원을 산책하는 발걸음은 언제나 경쾌하다. 검푸른 동해 바닷물이 흰 파도를 일으키면서 품에 안겨 온다.


문득 오래전 수업시간에 학생들한테 "파도는 하루에 몇 번 칠까?" 재미 삼아 질문했던 생각이 난다. 혹시 궁금한 사람은 필자가 오래전에 집필한 "아빠랑 떠나는 재미있는 전파여행" 편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강릉을 여행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시간 할애해서 꼭 한번 "아들 바위공원"을 산책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이곳은 계절에 관계없이 방문객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가장 멋진 장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원도 곳곳에 만개한 벚꽃을 비롯해서 개나리, 진달래 등 수많은 봄꽃이 미소 지으면서 상춘객을 손짓하고 있다. 바람결에 날리는 꽃비를 맞으면서 잠시 행복감에 젖어 본다.


장맛비가 그치면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듯이 꽃비가 그치면 봄이 금세 우리 곁을 떠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동네 어귀에 있는 벚꽃 감상하면서 2024년 봄 추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벚꽃이 만개한 경포호수 길을 걸으면서 수많은 인파의 잇몸이 덩달아 만개한 모습을 보면서 행복한 대관령 방문을 마치고 서울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부질없다! 비교하는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