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May 25. 2024

가장 무서운 것은

살며 생각하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어쩌면 '세월'이 아닐까 싶다. 시간의 흐름은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무서운 밤 도둑 같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고장 난 벽시계"를 부르며 가는 세월을 멈추려 하고 싶어 할까 싶다.


이렇게 세월은 매정하게도 지위의 높고 낮음이나 돈이 많건 적건 설사 절세가인이라도 괘념ㅎ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만고의 진리'아닐까 싶다.


옛날 어느 두메산골에 살고 있는 젊은 사냥꾼의 얘기를 잠시 소환하면서, 과연 지금 나는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한다.


사냥꾼이 독수리를 잡으려고 활시위를 겨누고 있는데, 독수리가 무엇인가 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게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독수리가 자기 죽는 줄 모르고 뱀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뱀은 개구리를 노리고 있었고, 개구리는 무당벌레를, 또 무당벌레는 진딧물에 정신이 팔려 개구리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사냥꾼이 이런 먹이사슬을 생각하다 뭔가 흠칫해서 뒤 돌아다보니 자신을 노리고 있는 게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죽음'이라는 모래시계였다.


그렇다! 사람의 천적은 시간이고 세월인 것이다. 세월이 지금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시간이며, 시간 속에서는 잘난 자와 못난 자, 영웅호걸, 절세가인 등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요양 병원에 누워 계시는 분들을 만나 뵈면 어떤 생각이 들까? 영욕의 세월을 회상하면서 북망산 여행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도 반드시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해서, 세월을 가장 잘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지난 과거에서 행복했던 것만 기억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과거의 아픔을 소환하지 말고, 또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가불 해서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울러,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인간답고 가치 있게 사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면서, 서유석 가수의 "가는 세월"을 색소폰에 담아 본다.

작가의 이전글 쓰면서 배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