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본다. 혼자서 희뿌연 그림을 그리다 지우고 그리다 지우고를 한참동안 반복했다. 그 사이 동네 개짓는 소리며, 빨래 너는 소리며, 하수도 흐르는 소리며, 애기 우는 소리며 수많은 소리들이 들렸다 지워졌다 했다. 또 벽을 본다. 내가 그릴 수 있는 것은 다 그려보았다. 그리고는 뒷주머니에서 찢어진 로또용지를 꺼낸다. 바람에 날리는 수입지 한장. 나는 오늘도 면벽을 한다.
다모토리, 일상속으로 떠나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