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호박꽃을 좋아했다. 불손하고 음울한 담벼락에서 혹은 썩어나고 뒤집어진 황폐화된 땅에서도 호박은 찬란하게 그 노란꽃을 피웠다. 할머니가 집 근처 텃밭에서 고추농사를 지을 때 늘 밭고랑을 지나다가 감탄하는 것은 호박꽃의 찬란한 빛깔이었다. 수줍으면서도 냉정함을 잃지않았던 늙은 호박의 지혜를 담은...순수한 저 빛깔을....
다모토리, 일상속으로 떠나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