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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모토리 Mar 05. 2020

54. 슬로시티 옥계_옥계 성당

CHAPTER 3. 바다가 내어준 푸른빛 길 (속초-묵호)


강릉에서 7번 국도로 조금 남하하면 조용하고 아담한 마을 옥계가 나온다. 얼마 전 발생했던 엄청난 산불로 인해 매일같이 뉴스에 등장했던 마을이다. 옥계면 현내리에 있는 옥계 성당 앞 산이 끝도 안 보이는 곳까지 타버려 민둥산이 될 정도로 큰 불이었다. 다행히 옥계 성당은 이런 불구덩이 속에서도 화마를 입지 않았는데 옥계 성당의 이런 행운은 처음이 아니다.


옥계 성당은 한라시멘트가 성업일 때 신도가 늘어 초기 수녀회까지 파견되었던 본당이었지만 IMF를 겪으며 시멘트 회사들이 넘어지자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성당에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행자들을 위한 작은 숙박시설을 운영했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 유명세를 타고 전화위복이 된 운 좋은  케이스다.


강릉의 천주교 유입은 1866년에 시작된 대원군의 병인박해와 깊은 관계가 있다. 천주신앙은 입교할 때 부모나 가족 공동체의 추천이 많기 때문에, 천주교 탄압은 개인이 아닌 가족 모두의 고통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사학도당이라는 이름으로 사회 공동체에서도 완전 고립되어 전국적 박해가 일어났을 때 강원도가 유력한 피신지가 되었던 것이다.



강릉지역에는 옥천동 성당, 옥계 성당 등 모두 8개의 큰 성당이 있는데 병인박해 당시 피난을 와서 정착한 강릉지역 교인들이 영동지방의 천주교 세를 얼마나 크게 확장시켰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버스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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