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재기국 하나로 나누는 따뜻한 정
제주에 와서 제주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전 무조건 여기에요.
이미 너무 유명한 돌하르방식당
제주스타일의 각재기(전갱이의 제줏말)국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래도 아직 관광객보다는 도민들이 더 많아서 좋아요)
40년 넘은 이 식당의 주인은 올해 91세(만 나이 x)의 남자삼춘입니다(제주에서는 나이 많은 어르신을 삼춘이라 통칭합니다). 왜 빨간 옷 입으셨는지는 전 알 것 같아요. 식당에 오시면 남자분들은 바로 아실 거예요.
제가 방문한 이른 시간, 손님의 80퍼센트는 도민. 특히 현지 남자분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에요. 갓 제대한 젊은이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식당에 앉아있습니다. 이미 저 빼고 사장님과 친분이 있는 듯 아들, 손자들에게 안부 묻듯 홀에 나와 손님과 대화를 하는 91세 사장님. 까랑까랑한 목소리지만 에너지 넘치는 사장님의 목소리를 필두로 제주어로 오가는 홀의 브금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반찬이 먼저 나오고 각재기국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사장님 저에게도 오셔서 고등어무조림 뜨거울 때 빨리 먹어야 한다고 재촉하세요. 식으면 맛없다고요.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먹어야죠^^
곧 나온 각재기국은 배추나물 가득, 각재기 한 마리가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제주는 국 문화가 발달했지요. 신선한 생선을 바로 구할 수 있으니 마늘과 소금만 넣은 맑은 생선국 종류가 많습니다. 이미 시원하고 개운한데 다진 마늘과 다진 양념까지 넣어 섞으니 칼칼함이 더했어요. 각재기국을 하는 여러 식당이 있지만 이미 제 마음속 각재기국 원탑은 이곳이 되었어요. 주인할아버지의 아우라가 원탑이 되는데 한몫합니다.
여기에 배추나물과 멜첫의 조화는 뭐 클래식한 제주맛의 진수이죠. 꼭 같이 드셔보세요
매장은 곧 만석이 되었고 저 포함 여자손님은 세 분이었지만(그만큼 제주남자손님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위화감 없이 사장님이 홀을 돌며 손님들을 돌봅니다. 마치 식구들 불러서 밥 한 끼 먹이는 부모 같다고 느꼈어요.
젊은 저보다 더 에너지 넘치는 제주토속음식점 돌하르방식당 삼춘의 노익장이 공간을 가득 메웁니다.
옆 테이블의 아저씨 두 분이 멜국이 시원하다며 드시고 있었는데요, 여기는 멜국맛집이기도 한가 봐요.
다음에 멜국 먹으러 아이들 데리고 조만간 가기로 했어요. 제주의 맛뿐만 아니라 제주의 분위기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곳. 정말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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