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데이 선물 만들기
밸런타인데이와 비슷하나, 그 유래와 내용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하는 기념일이죠.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어떤 날을 평소와 다르게 보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는 게 매일매일 재밌지 않으니, 그냥 뭐든지 '핑계 삼아' 작은 의미라도 부여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 커플은 사탕 대신 다른 선물로 매년 화이트 데이를 챙겨 왔어요.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준비한 선물은 초콜릿 트러플인데요. 사실 사탕보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고, 만드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초콜릿 트러플은 생 초콜릿을 동그랗게 만들어 다양한 부재료를 입힌 초콜릿 요리를 말합니다. 이름이 왜 트러플 인가 하면, 그 유명한 송로버섯(트러플)과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이라네요. 사진을 찾아보니 과연 그렇구나... 싶기도 한데, 그래도 화이트 데이니까, 동글동글한 알사탕과도 비슷하다며 자기 최면을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질 좋은 초콜릿을 준비해주세요. 보통 카카오 함량 70% 이상인 초콜릿을 쓰라고 말하는데, 저는 85% 짜리를 샀더니 너무 써서 못 먹겠더라고요... 그래서 85%짜리를 50g, 노브랜드 다크 초콜릿을 50g 이렇게 섞어서 준비하니 먹을만했습니다.
초콜릿은 녹여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잘게 부수거나 잘라주세요! 저는 뭐 몽둥이로 치고 손으로 깨고 그랬습니다.
버터를 넣어주면 초콜릿에 광택도 생기고 맛도 있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여기까지는 생 초콜릿 재료였고, 아래는 초콜릿에 묻힐 부재료입니다.
티라미수에 사용되는 스펀지 비스킷인데요. 꼭 이것이 아니더라도, 뭐랄까... 플레인 비스킷? 같은 것을 으깨서 준비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부순 비스킷에 계피 가루와 후추를 살짝 더해주셔도 맛이 좋아요, 재료가 없으시다면 굳이 준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소금도 괜찮을 것 같네요! 단짠단짠!
헤이즐넛을 사용하면 아주 고급진 맛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집에 있는 것이 아몬드뿐이라... 견과류는 대개 다 사용해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정석 재료라고 할 수 있죠?
조리과정을 알아봅시다.
소스팬에 준비한 생크림을 올리고 중불 정도로 맞춰주세요. 생크림을 넣은 뒤 버터도 함께 넣으면 되겠습니다.
버터가 완전히 녹고, 생크림이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데요, 그동안 큰 초콜릿 조각이 있다면 마저 부숴줍시다.
3분 정도 기다리니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면서 서서히 끓기 시작합니다. 끓는 상태에서 너무 오래 두면 크림이 증발해버리니까, 끓기 시작하면 바로 행동을 시작해주세요!
끓는 크림을 과감하게 초콜릿 위에 끼얹어주세요. 그리고, 초콜릿이 크림에 완전히 녹아들 때까지 잘 섞어주셔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거품기를 사용하셔도 되긴 하는데요. 주의하실 점이 있다면 거품기로 막 치다 보면, 크림과 초콜릿이 분리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실리콘 주걱으로 열심히 저어주면서, 긁어내고, 꾹꾹 누르고 하는 방법으로 초콜릿을 녹였습니다.
초콜릿이 다 녹아들었으면, 그것을 최소 2시간 냉장보관해주어야 합니다. 굳혀서 모양을 잡기 편하도록 만들어 주는 과정이에요.
2시간 동안 할 것도 마땅찮으니, 부재료를 손질해주었습니다.
레이디 핑거를 지퍼백에 넣고, 밀대로 부숴주었어요. 폭력적이네요.
부순 비스킷에는 계피 가루, 후추를 적당량 넣어서 섞어주시고요.
아몬드를 칼로 다져줍니다. 코코아 파우더는 별도의 준비가 필요 없어 편하네요.
초콜릿이 냉장고에서 적당히 굳긴 했지만 완전히 딱딱하지는 않습니다. 사진처럼 숟가락으로 긁으면 쉽게 퍼지는 정도인데요. 적당량을 퍼서, 손바닥으로 굴려주세요.
카메라 각도를 계산 못해가지고 굴리는 사진은 준비 못했네요... 아마 손이 초콜릿 범벅이 되는 것은 감수하셔야 할 듯하고요. 초콜릿이 상온에서 녹기 시작하면 모양을 잡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테니, 너무 여유 부리지는 마세요. 중간중간 손을 씻거나 닦아주시면 더 효과적으로 모양을 잡을 수 있습니다!
티스푼으로 부재료 적당량을 도마에 올리고, 동그란 초콜릿을 그 위에서 살살 굴려주세요. 그러면 살짝 녹은 초콜릿에 부재료가 덕지덕지 붙어서 초콜릿 트러플 하나가 완성됩니다.
아몬드도 해주시고,
코코아 파우더도 묻혀주세요.
혹시 만드시다가 초콜릿이 너무 녹았다, 손으로 잡자마자 너무 녹아서 모양을 잡을 수가 없다, 이렇게 된다면 초콜릿을 일정 시간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가 또 만드시면 될 거예요.
부재료 하나당 세 개씩 만들고 사진을 찍은 모습이에요. 사실 더 있었는데 만들면서 집어먹다 보니 수가 줄었군요... 부드럽고,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맛에 여러 가지 부재료의 맛이 더해지니 맛도 좋았네요. 여자 친구 선물뿐만 아니라, 가족 식사의 디저트로, 지인들에게 선물로 하기도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특히 만드는 과정이 재밌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과 같이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실제로 이렇게 레시피를 올리고, 여자 친구에게 줄 것은 같이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알콩달콩 참 좋을 것 같군요.
오늘은 곧 다가올 화이트 데이 선물로 준비한 초콜릿 트러플 레시피를 알아보았습니다.
항상 저를 응원해주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네요. 이 브런치도 여자 친구의 관심과 응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해오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수상 소감인가...?) 주말이니까 또 곧 만나면 직접 얘기해야겠죠 ㅋㅋ 초콜릿 트러플도 만들고요.
사실상 오늘 글은 여자 친구 헌정 글이네요.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참고 레시피1 Jordan Vineyard & Winery - 생초콜릿 부분
참고 레시피2 gennaro contaldo - 부재료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