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지중해풍 샐러드
'살라드 니수아즈'(salade niçoise)는 지중해변 남프랑스의 니스(Nice)라는 도시에서 유래한 샐러드로 알려졌습니다. 기후가 연중 고르게 온난하고, 지중해에 접해 있는 니스와 그 주변 지역의 식재료를 활용함으로써 그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지중해식 음식을 많이 찾아 먹는 편이라서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샐러드'(=풀)를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샐러드에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모르겠어요. 상당히 기름지고, 푸짐하고, 든든한 샐러드이기 때문이죠.
니수아즈 샐러드는 격렬하게 '레시피 논쟁'이 벌어지는 요리 중 하나입니다. 샐러드라는 음식이 원래 그렇듯이 선호하는 재료, 계절, 지역에 따라 레시피가 달라지기도 하고, 요리 자체가 다른 나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아주 새롭게 변하기도 한 탓인데요.
이렇게 천차만별인 니수아즈 샐러드 레시피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조리(가열)된 채소를 사용하는가'가 그 기준인데, 이른바 '전통주의' 레시피들은 조리되지 않은 생 채소만 사용합니다. 강경한 분들의 경우에는 재료를 아주 한정적으로 사용하지만 대개 조리된 것만 아니라면 그 종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통성을 갖기도 하는 분위기로 보입니다.
반면, '개방주의'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레시피들은 본인의 입맛이나 창의성에 맞게 다양한 시도를 하기 때문에 거의 제한이 없어요. '조리된 채소를 사용하는가'를 기준으로 봤을 때 개방주의적 레시피에서 가장 대표적인 재료는 삶은 줄기콩(그린빈스)과 감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삶은 계란, 토마토, 올리브, 앤초비(또는 참치) 같은 몇 가지 핵심 재료를 바탕으로 중도보수(...)적인 레시피를 꾸려봤습니다.
크기와 식성을 고려하셔서 적당히 양을 조절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마트에서 구입한 '달짝이 토마토'(골프공보다는 크고 테니스공보다는 작더라고요)라는 종 3개 정도를 4 등분해서 썼습니다.
샐러드와 어울리는 상추를 자유롭게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레시피에 들어가는 재료는 아닙니다.
주먹만 한 파프리카를 하나 사용했습니다. 모양을 살려서 링 형태로 잘라내셔도 됩니다. 저는 작은 사각형 모양으로 잘랐습니다.
하나 정도면 1인분으로 충분할 것 같은데 저는 모양내려고 하나 반을 썼습니다.
계란 삶는 방법은 굳이 여기서 다루진 않겠습니다. 그냥 계란을 소금 치고 식초 좀 넣은 물에 살짝 잠기게끔 담고 물이 끓은 뒤 12분 정도 삶으면 될 것 같아요.
세 점 썼습니다.
1인분이면 대략 10개 정도?
흰 부분을 썰어서 준비합니다.
마켓 컬리에서 '눈다랑어 스테이크'라는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사실 원래 니수아즈 샐러드에는 참치와 앤초비 중 하나만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고, 참치를 사용할 경우에도 굳이 스테이크가 아닌 통조림 참치를 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뭐, 유튜브 영상이나 SNS 사진 같은 자료를 참고해보면 보통 참치랑 앤초비랑 많이 쓰기도 하고... 저는 뭔가 또, 멋 부리고 싶어서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참치랑 앤초비에 돈을 꽤 썼는데... 과욕이 부른 대참사는 아닌가 하고 반성해봅니다.
반 개 정도 사용했고 반으로 가른 뒤 물기가 많은 씨 부분은 숟가락으로 긁어냈습니다.
샬롯, 아티초크, 래디시 등도 사용될 수 있고, 전통주의적 레시피에서는 반대하고 있긴 하지만 삶은 줄기콩과 감자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됩니다.
마늘 역시 사용할 수 있는데 샐러드에 직접 들어간다기보다는 생마늘을 반으로 자른 뒤 접시에 문질러 향을 더해주는 식으로 활용됩니다.
참치를 해동한 뒤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합니다. 손으로 문질러 가면서 골고루 펴 발라 주시고요.
뜨겁게 달군 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한 테이블스푼 두르고 참치를 올려줍니다. 한 면당 15초 정도 구워주시면 됩니다.
구운 참치는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식힙니다.
본인 취향에 맞게 재료를 모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상추를 깔고 토마토, 오이를 올린 뒤 올리브, 파프리카, 삶은 계란, 앤초비까지 올려줬습니다.
니수아즈 샐러드의 플레이팅은 레시피만큼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재료의 종류별로 모아놓거나 색감에 따라 재료를 배열하는 등 여러 가지 감각을 뽐낼 수도 있으니 꿈을 펼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샐러드 조립하는 과정이 정말 간단해서, 아직 참치가 뜨끈뜨끈할 것입니다. 손을 대보고 너무 뜨겁다 싶으면 좀 더 식히시고요, 괜찮을 것 같으면 살짝 잡고 칼로 썬 다음 샐러드에 올려줍니다.
마지막으로 썰어놓은 대파를 살짝 뿌려주면 완성입니다.
비네그레트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저는 귀찮아서 그냥 올리브 오일 뿌리고 소금 후추만 더했습니다.
짭짤하고 고소하고 향긋하고 새콤달콤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지중해 연안을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 지역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생기발랄하고 따뜻한 느낌이 가득하네요.
그리고 정말 든든합니다. 영양적으로도 균형이 아주 잘 맞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인지 한창 '병(jar) 샐러드'가 유행할 시절에는 아침, 점심 대용으로 병에 담은 니수아즈 샐러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더라고요.
다이어트를 고려한다면 하루 세 끼 챙겨 먹기엔 좀 부담스러울 수 있겠으나, 직장 등에서 점심 식사 대신 먹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