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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부엉씨 Aug 28. 2018

살라드 니수아즈

든든한 지중해풍 샐러드

'살라드 니수아즈'(salade niçoise)는 지중해변 남프랑스의 니스(Nice)라는 도시에서 유래한 샐러드로 알려졌습니다. 기후가 연중 고르게 온난하고, 지중해에 접해 있는 니스와 그 주변 지역의 식재료를 활용함으로써 그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지중해식 음식을 많이 찾아 먹는 편이라서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샐러드'(=풀)를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샐러드에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모르겠어요. 상당히 기름지고, 푸짐하고, 든든한 샐러드이기 때문이죠.




니수아즈 샐러드는 격렬하게 '레시피 논쟁'이 벌어지는 요리 중 하나입니다. 샐러드라는 음식이 원래 그렇듯이 선호하는 재료, 계절, 지역에 따라 레시피가 달라지기도 하고, 요리 자체가 다른 나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아주 새롭게 변하기도 한 탓인데요.


이렇게 천차만별인 니수아즈 샐러드 레시피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조리(가열)된 채소를 사용하는가'가 그 기준인데, 이른바 '전통주의' 레시피들은 조리되지 않은 생 채소만 사용합니다. 강경한 분들의 경우에는 재료를 아주 한정적으로 사용하지만 대개  조리된 것만 아니라면 그 종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통성을 갖기도 하는 분위기로 보입니다.


반면, '개방주의'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레시피들은 본인의 입맛이나 창의성에 맞게 다양한 시도를 하기 때문에 거의 제한이 없어요. '조리된 채소를 사용하는가'를 기준으로 봤을 때 개방주의적 레시피에서 가장 대표적인 재료는 삶은 줄기콩(그린빈스)과 감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삶은 계란, 토마토, 올리브, 앤초비(또는 참치) 같은 몇 가지 핵심 재료를 바탕으로 중도보수(...)적인 레시피를 꾸려봤습니다.

재료를 넉넉히 준비한 것이고 위의 것을 다 쓰진 않았습니다.


1. 토마토

크기와 식성을 고려하셔서 적당히 양을 조절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마트에서 구입한 '달짝이 토마토'(골프공보다는 크고 테니스공보다는 작더라고요)라는 종 3개 정도를 4 등분해서 썼습니다.


2. 상추

샐러드와 어울리는 상추를 자유롭게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레시피에 들어가는 재료는 아닙니다.


3. 파프리카

주먹만 한 파프리카를 하나 사용했습니다. 모양을 살려서 링 형태로 잘라내셔도 됩니다. 저는 작은 사각형 모양으로 잘랐습니다.


4. 삶은 계란(완숙)

하나 정도면 1인분으로 충분할 것 같은데 저는 모양내려고 하나 반을 썼습니다.


계란 삶는 방법은 굳이 여기서 다루진 않겠습니다. 그냥 계란을 소금 치고 식초 좀 넣은 물에 살짝 잠기게끔 담고 물이 끓은 뒤 12분 정도 삶으면 될 것 같아요.


5. 앤초비

세 점 썼습니다.


6. 블랙 올리브

1인분이면 대략 10개 정도?


7. 대파

흰 부분을 썰어서 준비합니다.


8. 참치

마켓 컬리에서 '눈다랑어 스테이크'라는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사실 원래 니수아즈 샐러드에는 참치와 앤초비 중 하나만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고, 참치를 사용할 경우에도 굳이 스테이크가 아닌 통조림 참치를 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뭐, 유튜브 영상이나 SNS 사진 같은 자료를 참고해보면 보통 참치랑 앤초비랑 많이 쓰기도 하고... 저는 뭔가 또, 멋 부리고 싶어서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참치랑 앤초비에 돈을 꽤 썼는데... 과욕이 부른 대참사는 아닌가 하고 반성해봅니다.


9. 오이

반 개 정도 사용했고 반으로 가른 뒤 물기가 많은 씨 부분은 숟가락으로 긁어냈습니다.


*더할 수 있는 재료들

샬롯, 아티초크, 래디시 등도 사용될 수 있고, 전통주의적 레시피에서는 반대하고 있긴 하지만 삶은 줄기콩과 감자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됩니다.


마늘 역시 사용할 수 있는데 샐러드에 직접 들어간다기보다는 생마늘을 반으로 자른 뒤 접시에 문질러 향을 더해주는 식으로 활용됩니다. 




1. 참치 스테이크 만들기


참치를 해동한 뒤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합니다. 손으로 문질러 가면서 골고루 펴 발라 주시고요.

  

뜨겁게 달군 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한 테이블스푼 두르고 참치를 올려줍니다. 한 면당 15초 정도 구워주시면 됩니다.


구운 참치는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식힙니다.


2. 샐러드 조립

 

본인 취향에 맞게 재료를 모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상추를 깔고 토마토, 오이를 올린 뒤 올리브, 파프리카, 삶은 계란, 앤초비까지 올려줬습니다.


니수아즈 샐러드의 플레이팅은 레시피만큼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재료의 종류별로 모아놓거나 색감에 따라 재료를 배열하는 등 여러 가지 감각을 뽐낼 수도 있으니 꿈을 펼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참치 썰어 올리고 대파 뿌리기


샐러드 조립하는 과정이 정말 간단해서, 아직 참치가 뜨끈뜨끈할 것입니다. 손을 대보고 너무 뜨겁다 싶으면 좀 더 식히시고요, 괜찮을 것 같으면 살짝 잡고 칼로 썬 다음 샐러드에 올려줍니다.


마지막으로 썰어놓은 대파를 살짝 뿌려주면 완성입니다.


4. 드레싱은?


비네그레트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저는 귀찮아서 그냥 올리브 오일 뿌리고 소금 후추만 더했습니다.





짭짤하고 고소하고 향긋하고 새콤달콤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지중해 연안을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 지역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생기발랄하고 따뜻한 느낌이 가득하네요.


그리고 정말 든든합니다. 영양적으로도 균형이 아주 잘 맞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인지 한창 '병(jar) 샐러드'가 유행할 시절에는 아침, 점심 대용으로 병에 담은 니수아즈 샐러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더라고요.


다이어트를 고려한다면 하루 세 끼 챙겨 먹기엔 좀 부담스러울 수 있겠으나, 직장 등에서 점심 식사 대신 먹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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