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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카푸치노

그 겨울 그 음료

by 고부엉씨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던 '코코아 카푸치노'라는 음료를 기억하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이름 그대로 코코아와 카푸치노를 합한 형태의 음료였는데, 따뜻하고 부드럽고, 달콤하고 고소하면서 쌉싸래한 밸런스가 아주 좋아서 겨울철이면 항상 사 먹곤 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저의 소개로 제 여자친구도 상당히 좋아하는 음료가 되기도 했... 지만 이후 얼마 안 가서 사라져 버린 비운의 음료이기도 합니다.

그 뒤로는 날도 춥고 잘 풀리는 일도 없어 마음이 싸늘한 요즘 같은 때, 항상 코코아 카푸치노 생각이 났어요.


그리고 이번엔 생각난 김에 만들어 봤습니다. 코코아 카푸치노 레시피이긴 하지만 일부 과정을 생략하면 코코아로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1. 생크림 토핑 재료


먼저, 약간의 재미를 위해 생크림 토핑을 만들었습니다. 그냥 토핑이기 때문에 만드는 것이 코코아든 코코아 카푸치노든 써도 되고, 안 써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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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크림
한 통(500ml) 다 썼습니다. 근데 좀 많네요. 1/3만 써도 충분했을 것 같아요... 여러분은 그렇게 하시길.

(2) 설탕
생크림 한 팩 기준 1테이블스푼 사용했습니다. 좀 더 써도 될 것 같습니다.

(3) 거품기
앤간하면 기계를...

(4) 냉동실 넣어도 되는 쟁반 또는 그릇, 주걱, 종이호일

(5) 쿠키 틀
재미를 위해 사용했는데 생략 가능합니다.


2. 코코아 카푸치노 재료(대략 2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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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콜릿 50g
될 수 있으면 좋은 것을 사용합시다. 막 기분 나쁘게 달기만 한 초콜릿보다는 고상하게 쌉싸래하기도 하고 고소하기도 하고 기분 좋게 단 초콜릿을 사용하는 편이 더 좋겠네요. 사실상 초콜릿의 맛이 음료 전체의 맛을 좌지우지하다 보니...

대부분의 초콜릿 레시피에서는 카카오 함량 70% 이상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하기 때문에, 이게 기준인 것 같습니다.

(2) 우유 450ml


(3) 모카포트
카푸치노를 만들 것이기 때문에 에스프레소가 필요합니다. 사실 꼭 에스프레소가 필요하다기보단, 근본적으로 우유나 초콜릿을 뚫고 나올 만큼 강한 커피가 필요한 것이라,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진한 블랙커피를 탈 수 있으면 돼요.

(4) 프렌치프레스
카푸치노에 필요한 우유 거품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편법입니다. 전동 우유 거품기 등을 사용해도 됩니다.


※코코아만 만들고 싶으시다면 (1)~(2)만 준비하면 된다.




1. 생크림 토핑 만들기(과정 전체 생략 가능)


(1) 생크림 휘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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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림이 차가우면 거품이 더 잘 난다고 하네요. 거품기는 빠른 속도로 해줍시다.


(2) 쟁반에 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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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쟁반에 종이호일을 고정시키기 위해서 귀퉁이에 생크림을 찍어주고 그 위에 호일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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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걱을 이용해 생크림을 쟁반으로 덜고, 평평하게 펴주세요.

이후 생크림은 1시간~2시간 정도 냉동실에 넣고 얼려줍니다.


(3) 쿠키틀로 모양 찍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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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틀을 이용해 원하는 모양을 찍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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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하나씩 먹을 계획이니 용기에 넣고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2. 코코아 카푸치노 만들기


(1) 우유 데운 뒤 초콜릿 넣고 녹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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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불에 우유를 올린 뒤, 우유에서 서서히 김이 올라올 정도로 데워지면 초콜릿을 넣습니다. 우유가 끓기 직전까지 데워야 하고, 끓으면 안 된다고 하네요.

거품기를 이용해 초콜릿을 잘 녹여줍니다. 초콜릿이 다 녹으면 불에서 뺍니다.


이 내용물이 사실상 '코코아' 또는 '핫 초콜릿'이라고 불리는 음료가 됩니다. 상당히 원시적인 버전이기는 하지만 이대로 드셔도 상관은 없어요.


(2) 에스프레소 만들기 / 프렌치프레스 이용해 거품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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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놓습니다. 저는 투 샷 정도 되는 양을 사용했는데 취향에 맞게 조절하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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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서 만들어 놓은 코코아의 적당량을 프렌치프레스에 넣고 거품을 냅니다.

너무 많은 양의 코코아를 프렌치프레스에 넣으면 넘치기 쉬우므로 대략 1/3~1/2 정도가 적당할 것 같아요.


에스프레소 만드는 법과 프렌치프레스로 우유 거품 내는 자세한 과정은 위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합치기


긴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합치기만 하면 되는데요. 에스프레소에 거품을 낸 코코아를 붓고, 생크림 토핑도 올려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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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코코아 카푸치노 특유의 격자무늬 모카 시럽을 재현하지는 못했네요. 솔직히 말하면 이젠 스타벅스 코코아 카푸치노 맛도 잘 기억이 안 나서 맛도 제대로 재현한 건지 확실치가 않아요 ㅎㅎ;;;

그래도 그 느낌은 어느 정도 잘 살린 것 같긴 합니다. 구수하고 단 초콜릿 음료에 쌉싸래하니 커피 향이 느껴지고, 생크림 토핑이 녹아갈수록 풍부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더해졌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요. 먼저, 이날 사용한 초콜릿의 품질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사실 가장 중심이 되는 맛과 향이 초콜릿에서 나오는데 초콜릿이 그냥 그렇다 보니 음료도 그냥 그렇게 됐습니다. 그리고 입맛에 따라서는 좀 더 달게 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네요. 설탕이나 시럽을 좀 더 넣어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는 온도가 문제였어요. 데운 우유를 모카포트에 넣어 거품을 내고 에스프레소 만들고 하는 과정에서 온도가 서서히 떨어진 데다, 냉동실에 얼려놓은 생크림 토핑까지 넣어놓으니 온도가 너무 빨리 떨어지더라고요. 처음 먹었을 때는 따뜻하니 괜찮았지만, 조금만 놔두고 나니 미지근해졌습니다. 이 부분은 생크림 토핑을 빼고 먹든지 우유를 좀 더 뜨겁게 끓이든지 개선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어요.

어쨌든 추억의 음료, 코코아 카푸치노를 만들어 봤습니다. 올겨울에 종종 만들어 먹고 여자친구도 만들어 주고 그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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