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워도우 빵 만들기 (상)
0. 재료
지난 사워도우 포스팅에서 'Bread calculator'를 통한 반죽 수분 함량 계산을 알아봤다. 하지만 매번 이렇게 계산하긴 귀찮으니, 아래와 같이 아주 단순하게 만든 비율을 기억해 두면 좋다.
(1) 3:2:1 = 밀가루:물:스타터
(2) 밀가루 100g 당 소금 2g
이 수치를 바탕으로 한 실제 도우 구성을 써보면
밀가루(강력분) 300g
물 200g
스타터 100g
소금 6g
이렇게 하면 도우의 수분 함량은
(200+50)/(300+50)*100=71.4285714286
대략 71% 정도 된다. 70% 수준이면 초보자 수준에서 다루기 적당한 도우라고 하니 간단한 공식으로 적당한 도우를 만들 수 있는 셈.
간과하기 쉽지만 필요한 재료가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시간'과 '온도'다. 시작부터 빵 구워내기까지 최소 12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아래에서는 각 과정에 필요한 시간을 따로 기입할 계획이니, 필요한 시간을 잘 체크해서 타임라인을 잘 짜자.
온도의 경우 섭씨 28도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온도가 낮을수록 효모의 활동이 둔화되어 숙성이 더디게 진행되며, 높으면 그 반대. 이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숙성 과정에서 영향을 좀 많이 받더라고... 나는 온도를 통제하기 위해서 별도 기계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외에 여러 가지 도구 사용하는 것이 많긴 하지만... 하나하나 다 설명하기보다는 그때그때 해당 과정에서 설명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 넘어간다.
1. 스타터 준비하기 (6시간)
사실상 스타터 피딩(feeding)과 마찬가지의 과정이다. 스타터, 밀가루, 물의 비율을 1:2:2로 맞춰서 섞어주면 된다.
밀가루는 보통 스타터 피딩 할 때 쓰는 밀가루와 같은 걸 쓴다. 개인적으로는 스타터 자체를 중력분과 통밀가루 1:1 비율로 피딩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도 동일한 비율로 쓴다.
어쨌든 우리가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스타터의 총용량이 100g이니까 저 비율에 맞추자면 스타터 20g, 밀가루 40g(중력분 20g+통밀가루 20g), 물 40g을 넣고 잘 섞은 뒤 뚜껑을 덮고 따뜻한 곳에 두면 끝.
2. 오토리즈(autolyse) 반죽(스타터 시간 끝나기 30~45분 전)
도우 준비하기 전에 밀가루와 물을 미리 섞어놓는 과정이다. 간단하게 '사전 반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면 글루텐 형성이 더 잘 된다고... 다만 이 과정 자체가 글루텐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밀가루와 물이 적당히 잘 섞일 정도로만 적당히 해주는 게 좋다.
나는 반죽기 비터(beater)를 사용해서 느린 속도로 섞어준다. 손을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나는 괜히 손에 밀가루 묻고 하는 게 싫기도 하고 뭔가 손으로 하면 골고루 섞이질 않는 것 같아서 기계를 쓰는 편이다.
3. 도우 만들기 (5~10분)
스타터를 준비한지 6시간이 지났을 무렵에는 스타터 부피가 2~3배 정도 부풀어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6시간을 날린 셈인데(시작부터 실패...) 아마 정기적으로 피딩을 해준, 성숙한 스타터를 사용한 것이라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
30~45분 전 만들어 둔 오토리즈 위에 소금(6g)을 뿌리고 스타터도 싹싹 긁어서 잘 넣어준 뒤
도우 훅을 단 반죽기로 모든 재료가 잘 섞일 때까지 섞어준다. 위에서 본 오토리즈 과정과 마찬가지로, 이 과정을 손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그냥 내가 편한 식으로 하는 거다.
중간 속도~빠른 속도 이 사이에서 한 5분 정도 돌리는 식으로 해도 니딩(kneading) 효과가 있다곤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하면 '윈도우페인(windowpane)' 테스트 결과가 시원치 못한 경우가 많더라. 그래서 반죽기는 '오토리즈+소금+스타터'가 잘 섞이는 수준으로만 사용해 주고, 추가적으로 폴딩(folding)을 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윈도우페인 테스트'나 '폴딩'이 뭔지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서...
어쨌든 말한 대로 세 가지 구성요소가 잘 섞여서 하나의 반죽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면 반죽기 사용을 중단하고 다시 발효시킨다.
4. 늘이고 접기(stretch and fold = folding) 이후 발효(3~4시간)
이 과정은 30분~1시간 간격으로 3~4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그런데 모두 동일한 식으로 진행되니 한 번만 설명을 하면 될 것 같다.
- 30분 뒤
'3. 도우 만들기' 과정이 끝난 뒤, 즉 발효를 시작한 뒤 30분이 경과한 시점부터 폴딩을 해준다.
손에 물을 묻힌다. 도우를 담은 용기를 덮고 있었던 커버를 벗기고, 용기에 붙어있는 도우의 한쪽 끝을 긁듯이 들어 올려서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늘이고, 반대편 끝으로 덮는다. 이걸 빙빙 돌려가면서 모든 도우 끝자락에 대해 시행한다.
이런 식으로 한 다음, 30분을 발효 시킨 뒤 한 번, 그리고 1시간을 기다린 뒤 또 한 번 해준다.
이를 통해 글루텐이 제대로 형성되었는지 확인을 해줘야 하는데, 여기서 하는 게 윈도우페인 테스트다.
뭐 대단한 건 없고, 양손으로 반죽을 잡아 쭉 늘린 뒤, 반대편에 손을 가져다 댔을 때 손가락의 형태가 명확하게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즉, 반죽이 그만큼 늘렸을 때도 찢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촬영 구도상 제대로 찍지는 못했는데 대강 이런 식으로 늘여서 손가락 두세 개 비춰보면 된다.
만약 세 번째 폴딩을 하고 1시간을 발효시켰는데도 반죽이 잘 늘어나지 않거나 늘인 반죽이 찢어진다면 폴딩을 한 번 더 하고 1시간을 더 발효시킨다. 그 정도 하면 됐을 테니 그다음에는 반죽 성형을 해주면 됨.
영상으로 했을 때는 쉽고 빠르게 설명이 가능한 내용들인데 글로 쓰려니까 쉽지가 않다...;;; 일단 여기서 글이 더 길어지면 굳이 쓰는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 상, 하로 나눠 올릴 계획.
반죽 성형 과정이나 오븐에 굽는 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알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