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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일 Nov 07. 2022

산티아고 콤포스델라(Camino de Santiago)

왜 산티아고를 찾을까?

영화 '나의 산티아고'


1972년부터 대중음악 작사가, 작곡가로 변신해 성공적인 삶을 살기 시작한 파울로 코넬료는 돈과 명예 등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이때 코엘료는 영적인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진리를 찾기 위해 무던히 애쓰던 그는 1986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난다.  

42일 동안 700km가 넘는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1987년 <순례자>를 출간하는데 전 세계 168개국 73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 3천5백만 부가 판매를 올리는 대박을 터트린다. 이 책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이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게 되었고, 지금도 일 년에 27만 명 정도가 이 길을 걷는다고 한다.

왜 사람들은 800km가 넘는 산티아고 길을 죽도록 걸을까?


영화 나의 산티아고 포스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영화 ‘나의 산티아고’가 대답해준다. 독일의 유명한 코미디언 하페 케르켈링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느끼고 생각했던 순례의 경험을 바탕으로 걷고 쓴 책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를 바탕으로 영화가 제작되었다. 인기의 정상에 서 있던 하페는 어느 날 극심한 신체적, 정서적 피로감을 호소하는데 원인은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 찾아온 것이다. 

주치의는 하페에게 "다음 달에 사망 진단서를 쓰고 싶지 않으면 무조건 3달의 휴식을 갖으라“고 권고한다. 그러나 하페는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일에 몰두하다가 토크쇼 중간에 쓰러지고 만다. 잠시 쉬라는 의사의 조언을 무시한 결과였다. 이때 하페는 순간적인 충동으로 42일 동안 791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난다. 그 길을 걸으며 하페는 두 여인을 만나게 된다. 까미노를 걷다가 죽은 딸을 잊지 못하는 엄마 스텔라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면 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몇 번이고 이 길에 도전하지만, 딸이 죽은 장소에 도착하면 가슴에 담아둔 슬픔이 물안개처럼 피어나 그 자리에서 포기하고 만다. 또 한 사람의 친구인 영국 잡지 기자 레나는 산티아고 이야기를 매일 기사로 써 회사에 송고하지만 종착지를 조금 남겨놓고 포기하려고 한다. 이때 하페는 두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마침내 산티아고 데 콤보스텔라에 도착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내 안에서 커다란 종이 울렸다.“


이 종소리는 확실한 믿음이 없었던 하페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였다. 귀로 들을 수 있는 종소리도 사라진 세상에서 내면의 종소리를 듣는 것은 얼마나 신비하고 놀라운 일일까? 아니 이 종소리를 듣지 않고도 잘살고 있다고 착각하는 현대인들에게 하페의 깨달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일깨워 준다.



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홍 교수는 ‘마지막 한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는 비장한 제목의 저서에서 근본적인 인생의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저자는 900㎞ 산티아고 길을 걷는데 그의 나이 51세였다. 치유와 축복의 길이라고 알려진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해답을 찾는다. 정진홍은 고독하고 외로운 길을 걸으며 제일 먼저 눈물을 자신의 친구로 삼는다. 저자는 철저히 고독하기로 작정하고 산티아고로 향한다. 그는 주변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고 마음 착한 사람들과 함께 걷는 것도 기대하지 않고 오직 자신과 대화하며 철저히 고독을 한다.


“제대로 살아야겠다.”


라는 말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신에게 다짐하는 흔한 말이지만 피레네 산중에서는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가장 힘든 상황에서 나온 깨달음이기 때문이다.

더 살기를 포기하고 “나를 차라리 죽이라”고 하나님 앞에 저항했던 엘리야의 모습은 그래서 진실하다. 나와 똑같은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그의 모습 때문에 그 아픔에 공감할 수 있다. 그가 약점 하나 가지지 않은 천사의 모습이라면 엘리야의 고뇌는 아무런 가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낯선 장소가 필요하다. 그곳에서 고독을 만날 수 있고 자신의 내면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하나님이 원하는 삶과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동떨어져 살았는가를 알았기에 통곡이 터지는 것이다. 예수를 3번씩이나 부인한 베드로의 눈물은 그래서 가슴을 찡하게 하는 감동이 있다.

눈물은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란 질문에 보이는 첫 번째 반응으로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에 대한 감정적인 동의라 생각한다. 저자가 눈물을 흘리며 피렌체 산맥을 넘는 고행을 보며 눈물이 나는 이유는 나도 저 길을 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산티아고를 걸으려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어제와 다른 나는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것은 날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날마다 차이를 만들면 언젠가는 그것이 진짜 다름이 된다. 그 다름은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 뭔가 다시 할 자유가 새 시작의 참뜻이다. 자기 미래의 주인 됨을 포기하지 말고 나아가자 거기엔 땅끝도 종점도 없다.’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도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산티아고를 걸었다는 깊은 깨달음이 있다.



빨강 표지가 인상적인 ‘산티아고 가는 길’은 저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며 구매한 책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 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책들이 꽤 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사진으로 ‘산티아고 가는 길’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영상이나 책으로 산티아고에 대해서 꽤 알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아쉬운 것은 산티아고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김효선 작가의 작품집이라고 할 정도로 산티아고의 풍경과 사람들의 표정을 담은 사진들로 가득 채워졌기에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사진들을 구경하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 마치 자신이 진짜 산티아고를 걷는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 책의 저자인 김효선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으므로 검색을 했더니 평범한 50대의 아줌마로 살다가 여행 작가로 변신했다는 이력이 먼저 보였다.(지금은 60대) 밝게 웃는 그녀의 표정은 멋진데 통통한 몸매는 나하고 비슷하다.


“아니 이 몸매로 카미노 프랑세즈 800km, 비아델라 플라타 1000km, 카미노 포르투게스 600km, 카미노 피니스테레 60km를 걸었단 말이야?.”


이런 놀라움이 있다. 그녀는 자그마치 2460km를 걸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존경의 대상이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산티아고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되었다. 저자는 산티아고의 역사적 배경을 자세히 말해주고 있는데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스페인 북서부에 있는 작은 도시인 산티아고의 정식 이름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 콤포스델라’(Camino de Santiago)다. 스페인어로 카미노는 길이란 뜻이 있고 산티아고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이고 요한의 형인 야고보를 가르친다. 콤포스델라는 무덤을 의미한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콤포스델라’는 야고보의 무덤을 찾아가는 순례길이다. 성경은 야고보의 죽음에 대하여 간략하게 말한다.

‘이 무렵 헤롯왕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박해와 손을 뻗쳐 요한의 형제인 사도 야고보를 죽였다.’(사도행전12:1-2절) A.D.44년 유월절 전후 헤롯 대왕(B.C.37-B.C.4)의 손자인 아그립바 1세(Agrippa1, A.D.37-44) 를 가르친다. 그는 A.D.41년 칼리굴라(Caligula)가 암살당한 후 글라우디오(Claudio)가 황제로 즉위할 수 있도록 공헌한 데 대한 대가로 지금의 이스라엘을 통치할 수 있는 왕이 되었다. 그는 유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노력했는데 야고보 사도를 죽인 것도 그 당시 교권을 가지고 있던 사두개인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방편이었다. 그 후 성경은 야보고 사도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스페인은 야고보에 대한 많은 전설과 기적의 이야기로 가득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그립바에 의해 목이 잘리며 순교한 야고보의 몸과 머리는 그의 제자들에 의해 돌로 만든 배에 실렸고 돛도 노도 없는 이 배는 성령의 감동으로 항해를 계속해 산티아고에서 16km 떨어진 패드론이란 그곳에 정박했다고 한다. 이때 야고보의 시신은 산으로 옮겨져 매장을 당하게 되는데 그 후 800년 동안 야고보는 사람들에게 잊힌 존재였다. 그러나 813년 수도사 펠라요는 별이 빛나는 들판에서 무덤 하나를 발견하고 이 무덤의 주인이 야고보란 확신이 들어 로마 교황청에 보고했고 교황청은 검증을 통해 야고보의 무덤으로 인정했다. 교황 레오 3세에 의해 성지로 선포된 이후 지금의 산티아고 콤포스델라 대성당은 1078년에 짓기 시작해 1128년 무렵 완공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산티아고 콤포스델라는 예루살렘과 로마에 버금가는 성지가 되었고 1987년 유럽연합은 산티아고 가는 길을 첫 번째 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1993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저자의 산티아고 가는 길 참조)

‘산티아고 가는 길’ 이 책 속에서 독자는 1200년 이상 이 길을 지나간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죽음에 이르는 길이 되었기에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여행자들의 사진은 숙연하며 마음을 아프게 한다. ‘순례자의 무덤’은 그들이 그토록 가고자 원했던 서쪽 산티아고 방향을 향해 있다고 하기에 이 글을 읽으며 울컥했다.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이 길을 걸어야만 하는 인생의 절박함을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도 목숨을 걸고 남은 인생을 살 정도의 다짐이 있단 말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산티아고를 걷는 대다수의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자신도 이 길을 걷는다면 분명히 산티아고 대성당 안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간절한 염원으로 기도할 것이다. 하나님은 이 기도에 대해 이렇게 약속하신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사람이 됩니다. 더 이상 전과 같은 인간이 아닙니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것입니다.’(고린도후서 5:17)

“새로운 인생!” 이것이 산티아고 콤포스델라(Camino de Santiago) 를 걷는 분명한 이유가 아닐까?


배경 음악은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로 잘 알려진 'What a Wonderful World'입니다.
오늘은 꼬마들의 노래인데 순수함이 좋군요!!

https://youtu.be/ddLd0QRf7Vg


What a Wonderful World | Playing For Change | Song Around The World

Support our work and get access to more videos and free downloads: http://bit.ly/JoinAndSupportPFC Playing For Change is proud to present this video of the song "What A Wonderful World" featuring Grandpa Elliott with children's choirs across the globe. In these hard times, children and music bring us hope for a better future. Today we celebrate life and change the world one heart and one song at a time!! This video was produced in partnership with Okaïdi children's clothing stores. Okaidi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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