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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일 Oct 27. 2023

가을밤에 듣는 노래

이소라의 '제발' 



작은 방이지만 자신만의 공간이기에 사춘기 여학생처럼 아기자기한 치장을 좋아한답니다. 
요즘은 촛불 켜기와 향 피우는 것으로 가을밤을 즐기는데 삶에 대한 애착을 갖는 시간이군요.  

음질의 차이는 모르지만 몇 달 전부터 스피커를 교체하고 만족하며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야심한 시간에는 볼륨을 높일 수 없기에 헤드폰을 이용한답니다.

4년 전쯤인가? 
소니 MBR–1 ABT 헤드폰이 네이버 중고시장에 올라온 것을 발견했습니다.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평판이 좋았기에 갖고 싶었습니다. 얼른 판매자에게 전화를 해서 디지털미디어 역에서 접선했습니다. 10만 원을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왜 그리 가벼운지 ㅎㅎ   

음악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LP에서 카세트, CD, DVD로  바뀌었지만 요즘은 원음(FLAC, SACD)으로 듣고 있습니다. 고마운 것은 유튜브에서 듣는 음악도 음질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더군다나 조성진이나 임윤찬의 연주를 보고 들을 수 있기에 음악 감상엔 최고인 것 같군요. 



가끔은 잠자는 것이 아까운 밤이 있습니다.
이런 날은 쫌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 계획을 세운답니다. 책, 영화, 음악 등 (2시까지가 한계인지라 그다음은 코~ 잔답니다)  

사역 때문에 20년 정도 음악을 듣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날 운전을 하면서 우연히 라디오에서 이소라의 '난 행복해'를 들었습니다.
코스모스가 국도변에서 가냘프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가을이었어요. 
슬픈 멜로디와 처연한 목소리에 반해서 차를 세우고 노래에 빠졌습니다.    

즉시 평택역 주변에 차를 세우고 즉시 레코드 방을 찾았습니다.
‘이소라’라는 이름밖에 아는 것이 없었기에 주인아줌마에게 가수의 이름을 말했습니다. 만원을 조금 더 주고 이소라의 1집을 카세트로 샀습니다. 
거의 30년이 돼가는군요.     
가슴 저린 사랑 때문에 아파할 나이는 아니지만
가을밤에는 애절한 사랑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이소라의 ‘제발’입니다.      

‘시’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잊지 못해 너를 잊잖아
아직도 눈물 흘리며 널 생각해
늘 참지 못하고 투정 부린 것 미안해
나만 원한다고 했잖아
그렇게 웃고 울었던 기억들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져 지워지는 게 난 싫어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길 부탁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랄게
기다릴게. 너를 하지만
너무 늦어지면은 안돼
멀어지지 마 더 가까이 제발’   

국어사전에는 제발이 ‘간절히 바라건대’라고 정의되어 있군요. 
꼭 사랑은 아니어도 삶은 바라는 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며칠 전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던 친구에게

“책 읽을 수 있을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어.”     

제발!!

잘난 척했답니다. ㅎㅎ     

잠자는 시간이 아까운 것을 보면 가을입니다.     

이소라의 
'제발'입니다.  

       https://youtu.be/seeZ4Sjykt8?si=Vvocrnw4tXUGQH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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