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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일 Feb 02. 2024

함께 흐르기에 반짝이는  윤슬의  아름다움

목포 2박 3일 여행기 3일 차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작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다.
창문을 파고드는 햇살을 맞으며 손에 커피 한잔을 들고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는 광경은 누구나 꿈꾸는 상상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4k까지 지원되는 영화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대리만족을 누린다.  
이번 여행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친구와의 먹거리도 좋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낀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갓바위에서 본 일몰
밤하늘에 빛났던 별 3개(마음이 가장 정화되는 시간이다. 젊은 시절 보았던 밤바다는 은하수와 함께 수많은 별이 반짝였는데 ㅠ)
입암산에서 본 일출
오늘 아침 호텔 통창을 본 윤슬의 아름다움이다.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강물의 반짝임과 고요함을 보며
“반짝이는 삶을 살아야 해”라며 읊조렸다.     

이제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괜찮은 하루를 보낸 것이다. 짧은 2박 3일이지만 여행이 좋은 이유는 일상을 떠나 새로운 환경을 만남으로 인해 얻게 된 생각의 자극이다.      


일몰을 보며 어떻게 내 삶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지난 젊음의 아쉬움을 생각하고
힘차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 “할 수 있어”란 긍정을 다짐하고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흐르는 윤슬을 보며 함께 흐르는 의미를 생각한다.    

꿈이 있던 시절은 주변 사람들이 경쟁자였지만 나이 들어 좋은 것은 자신의 돋보임보다는 작은 배려와 섬김을 통해 우리라는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기에 윤슬은 더 아름답다. 이번 여행도 7명이 함께 흘렀기에 빛나고 고운 것이 아닐까?    

마르틴 부버는 명저 ‘나와 너’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세 개의 영역을 말한다.

자연, 사람. 예술로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 때

가치가 빛난다

동양의 지혜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겼지만, 서양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았기에 탐욕을 극대화했고 부의 적고 많음으로 인간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개인주의는 서양 가치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인간은 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기에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라는 인격적 존재로 만나는 삶의 가치를 역설한다.     
이번 여행의 의미를 찾는다면 손 내밀 수 있는 네가 있는 것이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대사를 기억한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순진남 상우에게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혼의 경험이 있는 은수는 사랑도 한순간 끓어올랐다가 식어버리는 커피포트의 물과 같은 것이다.     
한때 한 사람에 대한 감정은 절대로 변하면 안 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인간관계도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오늘 내 옆의 친구를 소중히 여긴다.
영원을 약속 못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진심이다. 만난 벗에게 최선을 다하고 그가 있음에 기쁨을 나눌 수 있다면 ‘나와 너’의 관계는 지속 중이다. 이 순간, 오늘로 족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만족하기에 여행은 가슴속에 저장된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7명이 피규어 장식으로 가득한 창 넓은 카페에 앉아 여행의 의미와 좋았던 점을 이야기했다.
O가 담담하게 Y와 만나기로 한 날.
자신의 차에서 배설물 흘린 것을 이야기한다. 남자 앞에서도 부끄러운 일인데 여자 앞에서 그랬으니 O가 격은 무력감과 부끄러움이 얼마나 컸을까?     


Y가 천사였다.
공원 화장실로 데려가 O가 씻도록 배려를 해주었고 자동차에 흘린 배설물을 닦아 말끔하게 정리를 해줬다고 한다. 47살의 오빠를 암으로 잃은 Y의 개인사는 O의 투병이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오빠와 O는 동갑내기다) 릴레이 기도를 하고 죽 한 그릇이라도 먹이고 싶은 Y의 예쁜 마음을 칭찬하고 싶다.   


마르틴 부버가 말한 3개의 영역을 목표여행에서 경험했다.
자연을 만났고, 6명의 친구와 나와 너의 관계를 만들었고,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함께 관람했고 보너스로 맛있는 남도 음식을 먹었다.

일기에 적었다.
“Oh
Happy Day“      

배경음악은      
김대중 기념관에서 흘러나왔던

‘We are the world ’입니다.   


https://youtu.be/s3wNuru4U0I?si=aOJD0UZI0ZmrFKh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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