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영화
코미디/드라마/단편
감독 주연
이우석 박정민
줄거리
외출 나온 육군 이병 박정민. 기다리던 여자친구는 오질 않고, 계획했던 것들과 다르게 하나 둘, 자꾸 꼬여만 간다.
[왓챠피디아]
※ 본 감상평은 작품의 해석을 포함하고 있어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관람 전 독자분들께서는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주인공 "박정민"은 현역 군인 신분으로 외출을 나와 여자 친구를 만나기로 한다. 영화는 잃어버린 피임 도구와 오지 않는 여자 친구로 인해 여타 연인들과 다를 바 없는 성관계를 못 하게 되면서 실망한 주인공으로 그려진다. 감독은 초반 두 연출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정민을 바보로 만들어 나가며 극을 이끈다. 하지만 영화를 파고들수록 욕구 해소만을 쫓은 바보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획이 틀어진 정민은 붕 뜬 시간을 홀로 보냈다. 그 순간마다 정민을 유혹하는 요소들이 함께했다. 공중전화 부스를 비롯한 곳곳에는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홍보물이 있었고, 숙소 텔레비전은 고장나서 야한 동영상만 송출되었다. 만약 정민이 외출을 오로지 성관계 목적으로만 두었다면, 너무나 쉽게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정민은 영화를 보고, 오락을 즐기고, 여관에서 치킨을 뜯었다. 여기서 여관은 정민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요소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우연히 여자 친구와 동행하면 값싸게 방을 내어주는 여관을 발견하면서 그전에 소지했던 업소 명함을 통해 여성을 불러 투숙한다. 놀랍게도 정민은 자신이 부른 여성을 방 안으로 들이지 않는다. 대실을 하기 위해 부른 여성이 찾아오자, 쥐 죽은 듯 인기척을 숨기던 정민의 모습 또한 매력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그 밖에도 정민은 수시로 용모를 단정히 했다. 야한 동영상이 송출되는 상황에서도 군화를 닦았다. 최소한 신분의 품위를 유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수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실망감은 만남과 그리움에 가깝다. 또한 실망은 아쉬움에 가까이 있을 것이다. 감정은 집단에 갇혀 자유의지가 사라지며, 기본적인 권리들이 통제되는 환경에 있을수록 증폭된다. 정민이 바로 그 환경 속에 갇혀있다.
어느덧, 영화는 종말로 다가간다. 종말 직전, 정민은 해방을 택한다. 여기서 감독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 보인다. 과연 나라면 달랐을까? 같은 환경, 같은 욕구, 같은 그리움과 절제. 모든 것이 나였으면 다른 종말을 맞이할까? 종말이다. 다시 찾아올 내일도 없고, 다시 뜨는 해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최후의 순간에 어떤 결말을 만들어갈지, 고민해 볼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