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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근거림 Jan 01. 2019

새해 계획, 세우셨나요?

안녕하세요. 두근거림이에요 :)

여러분, 믿기시나요? 벌써 2019년이래요!! 제가 무려 32살이 되었다니, 끔찍하기만 하네요.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갈수록 성숙해져야 하는데, 저의 내면은 더욱 어려진 것만 같아요. 안 되는 일에 떼를 쓰기도 하고, 별 것 아닌 일에 토라지기도 하면서요.


다들 새해 계획은 세우셨나요?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새해를 앞두고 이루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여 계획을 세웠는데, 올해에는 안 지킬 걸 아니까 '계획을 세워야겠다'라는 계획도 세우지 않았어요. 그래도 한 가지 목표는 있어요. 그 목표는 '모든 상황에서 나에게 솔직해지기' 에요. 여러 사람, 숱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어떻게 하고 싶다는,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접점을 찾게 되잖아요. '이 사람은 혹은 현재 상황은 이러하니 어떤 선택을 해야겠다.'라고요.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요. 많은 경우의 수를 따지며 스스로에게 얼마나 거짓말을 해댔는지. 다양한 선택지를 앞에 두고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에 귀 기울여 봐도 선뜻 알기 어려워요.


저는 현재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어요.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상담심리를 공부하기 위해 특수대학원 입학을 준비했고, 최근 합격 통지를 받았어요. 결심을 굳히고 짧은 기간 준비했는데, 합격이 된 걸 보면 저의 간절함(?)이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전달되었나 싶기도 하고. 좋게 봐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대학원은 가게 되었고, 열심히 공부하면 될 것 같지만 제 진짜 고민은 따로 있어요. 그 고민은 바로 현재 재직하고 있는 직장에 관한 것이에요. 저는 2016년 4월부터 퇴사를 고민했었어요. 비록 2019년를 맞이한 오늘의 제가 여전히 다니고 있지만요.


제가 다니고 있는 곳에는요. 저처럼 투덜거리며 다니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만족하며 다니시는 분들도 계시는 편이에요. 마냥 안 좋은 곳만은 아니니 제가 투덜거리는 건 개인적인 이유일 거예요. 저는요. 상사에 의한 강압적인 분위기와 동료나 고객을 포함하여 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줄곧 균형을 잃곤 해요. 제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소리들이 있지만, 주로 참아내거든요. 예를 들어 상사가 A라는 업무를 지시하면  A-1의 방법을 사용하라고 이야기해요. 저는 지시를 듣고 A-1보다는 A-2의 방법이 그 상황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군말 없이 A-1의 방법을 따라요. 시도해 보는 게 맞지만, 자존심에 얼굴을 붉힌 상사를 설득할 용기가 없거든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고객들을 자주 만나야 되는 직업이다 보니, 때로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대부분 거절하지 못하고 고객의 요청에 따라 해 내요. 지속적인 관계를 생각했을 때 제 스스로가 불편하지 않기 위해서요.


그만두는 걸 미루어 두고 있었어요. 그럴싸한 핑계를 대면서요. 그런데, 이제는 제가 못 견디겠어요. 사는 데 있어 아무런 의욕도 없고, 무언가를 해낸 것에 대해 성취감도 없으며, 속된 말로 죽지 못해 사는 것 같아요.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아실 거예요. 언제부터인가 제 글은 일정한 과정을 지니게 되었어요. 우울하게 시작하여 희망으로 끝나는 과정이요.


연말이 되어 못쓰고 있던 휴가를 몰아 썼는데 별로 기쁘지 않았어요. 결국은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방에 혼자 남은 시간,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새로운 직장을 찾아보지 않는 나약한 의지를, 또 현재의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못난 성격을 탓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었지만요.


휴일의 마지막인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나서 거실에 나와보니 부모님께서 외출하셨더라고요.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켰어요. 아버지께서 동창모임에서 경품으로 받아오신 건데,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 이후로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었어요. 무언가를 생각할 때는 가사가 없는 뉴에이지 음악이 좋더라고요. 목록을 살펴보다가 끌리는 제목의 노래를 틀었는데, 첫 소절이 흘러나올 때 머리가 환해지는 걸 느꼈어요. 두 눈을 감고, 흘러나오는 음에 맞춰 호흡했어요. 천천히,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반복했어요. 그러고 나니까 선명해지더라고요. 여러 사람, 숱한 상황 속에서 제가 어떤 대답을 원했었는지요. 미약하게나마 웃는 저의 모습 또한 보였어요. 그 모습에 얼마나 후련하던지. 마음을 속여왔던 지난 세월에 대해 꿀밤이라도 때려주고 싶더라고요.


2019년을 맞이한 저는 현재의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다니며,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상담 관련된 직장을 구해 경험을 쌓을 거예요. 중간에 기회가 된다면 요즘 유행하는 제주도 한달살이처럼,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살아볼 거예요.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새로운 곳으로 가서 이전의 내 모습을 잊고, 오늘의 나로서 마음껏 살아보고 싶거든요. 우울할 때면 파도소리를 들으러 나가고, 새로 사귄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불안할 때면 글을 쓰며 마음을 다잡을 거예요.


벌써 두근거리는지 손이 조금 떨리네요. 더 이상 겁쟁이처럼 걱정 뒤로 숨지 않을 거예요. 당당히 맞서 싸울래요. 제가 행복해지기 위한 길은 이 길밖에 없으니까요. 새해 첫날을 맞이한, 여러분의 오늘은 어떠신가요. 너무 많은 새해 목표 때문에 걱정을 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저는 '나에게 솔직하기'라는 목표만 생각할 거예요. 어렵고 추상적이지만 이보다 저를 위한 목표는 없을 것 같아요.


저와 함께 살아가는 여러분의 삶이 행복한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어렴풋이 미소 지으며 내일을 기대하는 저처럼요. 감사해요. 곁에서 지켜봐 주셔서. 덕분에 저는 이렇게라도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여러분의 소식을 들을 수 없으니, 기도할게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여러분의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길 바라며 인사드려요. 또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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