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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근거림 Nov 09. 2022

꾸준한 글쓰기의 치유적인 힘

안녕하세요. '글 쓰는' 두근거림이에요. 언젠가는 이런 인사로 첫 문장을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글을 쓴다는 것은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 중에 하나예요. 7년이 되었어요. 글쓰기를 의식주처럼 여기며 살아온 시간이요. 여전히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꾸준함만은 자신할 수 있어요. 매주 1회 글 쓰는 것을 목표를 가지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운이 좋게도 권의 책을 출간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경험했던 글쓰기의 유용함은 셀 수 없이 많아요. 삶에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저를 지켜주었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차차 알아보는 것으로 해요. 오늘 저는 꾸준함의 유용성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해요.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글을 써요. 사회는 우리에게 일상을 기록하는 글만을 요구하지는 않아요. 때로는 면밀한 정보 수집이, 때로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때로는 분석 능력이 필요하기도 해요. 


또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하거나 선호하는 방식으로 저마다의 글을 써요. 저는 저의 경험에 대해 주로 쓰는 편이에요. 흔히 수필이나 에세이라고 하지요. 제 글의 대부분에는 경험의 근간이 되는 하나의 사건이 있고, 그 사건에 대한 저의 생각, 감정, 느낌, 감각 등에 대해 적어나가요. 그리고 그 사건으로 얻은 교훈이 글 마지막에 들어가는 것이 제가 쓰는 글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처럼 꾸준히 써나가도 보면 자신의 글쓰기 습관(혹은 버릇)이나 특징에 대해서 알 수 있어요. 하지만 단순히 자신이 쓴 글의 습관이나 특징을 알기 위해 꾸준히 써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저는 그동안 살아오며 무언가를 꾸준히 해본 적이 없어요. 조카들만 한 시기(약 8세)에 다니던 태권도도 2주 만에 그만두었다고 해요. 그래서 조카들이 저를 '하얀 띠 삼촌'이라고 놀리기도 했어요(ㅠㅠ). 


서진이의 눈에는 제가 저러한 모습일까요? ^^;;

고등학교 때는 통기타를 배웠었는데, 딱히 흥미가 생기지 않아 2달 만에 그만두었어요. 대학생 때 다니던 토익학원도 방학 기간을 넘기지 못했고, 그 외에 많은 활동을 2달 이내로 그만두거나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 더 버텼던 것 같아요.  


이러한 활동들의 공통점은 제 의지로 시작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어요. 가족의 권유, 친구들의 제안,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나 관찰된 또래의 삶에서 선택되거나, 선택한 것들이었어요.  


반면에 글쓰기는 제가 꾸준히 하고 있는 활동 중에 하나예요. 그 이유는 역시 제가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처음 브런치에 글을 올렸던 시절을 잠시 떠올려보았어요. 첫 직장에서 퇴사하고, 그곳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상처를 충분히 돌보기도 전에 '다른 곳에 취업할 수 있을까?' 불안해하던 모습이 생각나요. 하지만 제가 경험하던 불안을 나눌 곳은 없었어요. 부모님의 차가운 조언이 두려워, 안 좋은 얘기를 하는 저를 친구들이 싫어하게 될까 봐 무서워 불안을 인내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러나 불안은 매일, 매 순간 백수인 저를 의식할 때마다 찾아왔어요. 저는 그렇게 '죽는 것인가?'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었어요.


그 시기에 우연히 글을 처음 쓰게 되었어요. 친구가 브런치를 소개해준 덕분이지요. 당시 마음이 비장했던 게 기억이 나요. 초기에 쓴 글에서 '출사표' 같은 걸 던졌으니까요. 


https://brunch.co.kr/@kozzangnim/16


위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당시 제가 썼던 글을 보실 수 있어요. 다시 읽어보니 당장에 삭제하고 싶지만, 꾸준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할게요. 


그렇게 쓰기 시작한 글들이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악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고, 익명으로 활동하던 시절이었음에도 저를 아는 사람이 댓글을 달기도 했어요. 이처럼 위축되는 일들도 있었지만, 자신의 관점에서 제 글을 읽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참 많았어요. 그분들의 댓글을 보면 제 얘기가 아닌, 저마다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거든요. 저는 제가 말하지 못한 경험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후련함을 경험했어요.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이 제 글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제가 그저 저 자신을 위해 쓴 글이 누군가의 성찰을 돕는다니. 이때부터 저는 더욱 진실한 마음으로 솔직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어요. 또한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돌이켜보면 글쓰기는 제가 원해서 시작했고, 살면서 처음으로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을 받았고,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한 활동이에요. 초반에는 단순히 해소되는 마음을 얻기 위해 썼다면, 언제부턴가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분명한 '동기'를 가지게 되었어요. 저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기보다는 개인의 만족을 위해 글을 쓴다고 말하는 편이에요.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실은 관종처럼 새로 달린 댓글은 없는지 사람들의 반응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기도 해요. 다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욕구가 선행된 적은 없어요. 제 마음을 진실하게 표현한다는 부분이 여전히 저의 1순위이니까요.


"그래서 꾸준히 쓰면 뭐가 좋은데요?"라고 누군가 딱 잘라 묻는다면 저는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다정하고 친절한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대답하고 싶어요. 글의 분야나 장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제가 주로 쓰는 에세이의 배경은 경험이에요. 저처럼 관계가 협소하고, 친밀한 관계가 적은 사람에게는 그러한 경험을 나눌 곳이 제한적이에요. 그나마 있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초점은 상대방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글쓰기의 주인공은 우리, 그러니까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예요. 경험의 주체가 되는 과거의 나와 글을 쓰는 현재의 나가 만나 교감하는 과정은 상상만으로도 따스하고 치유받는 기분이에요.


그러니까 저는 글을 한 편 쓸 때마다 한 번씩 위로를 받은 셈이었어요. 그냥 '잘 될 거야' 식의 상투적인 위로가 아니라 글로 경험을 상세히 풀어낸 뒤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저를 깊이 있게 위로할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사람들에게 얘기하고는 해요. 글을 쓰기 시작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마냥 행복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럭저럭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그렇기에 저는 꾸준히 쓰기, 아니 글쓰기의 유익함에 대해 언젠가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겁이 나기도 해요. '내가 뭐라고 글쓰기에 대해 글을 적지?' 하는 생각 때문이에요. 저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도 많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의 가치에 대해 알려왔으니까요. 하지만 처음 글을 쓸 때의 마음처럼 의지를 가지고 시작해보려고 해요. 하나씩, 차근차근 저만의 방식으로 글쓰기의 즐거움에 대해 적어볼게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   


Image by Pexel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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