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트랙 1
2집: 뉴스쿨, 황금기의 시작
시기를 칼로 베듯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통상적으로 뉴스쿨은 1984년부터, 황금기는 1986년부터 90년대 중반까지라고 본다. 힙합은 뉴스쿨이 발생한 지 불과 2~3년 만에 황금기를 맞았다. 그 말인즉슨, 힙합에 새로운 바람이 불자마자 그 꽃이 만개했음을 뜻한다. 그리고 다시 그 말은, 이 시기를 나타내는 데에 꼭 필요한 앨범이 정말로 정말로 많다는 뜻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여기에서는 그 큰 줄기를 이해하기 위해 항목을 (지나치게) 간소화했음을 밝힌다.
10. (보너스 트랙 1) 새로운 가능성
뉴스쿨은 한 마디로 가능성이다. <The Message>가 파티 음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비춘 것처럼, 뉴스쿨은 기존의 올드스쿨이 보여준 관습들을 부수면서 시작됐다. 그 범위는 가사가 다루는 주제, 사운드의 다양성, 문화적인 파급력, 심지어 프로듀싱의 기술적 혁신과 새로운 장비의 도입 등, 힙합의 전범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만큼의 가능성이었는지를 가늠해본다면,
이만큼의 가능성이었다. 저 영롱한 뿔과 번뜩이는 갑옷을 보시라! 뉴스쿨로의 과도기 중 하나인 아프리카 밤바타와 'The Soulsonic Force(더 소울소닉 포스)'의 <Planet Rock>(1982)이다. 영상으로 보면 더 충격적이다. 힙합에 대한 지금의 감수성으론 이게 과연 힙합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 바로 그런 지점이 뉴스쿨을 탄생하게 만든 핵심이었다. 밤바타는 올드스쿨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전자음악과 펑크를 결합시키며 '일렉트로 펑크'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최신 장비들을 동원했는데, 그중에는 그 유명한 '롤랜드 TR-8081)'도 있었다. 흔히 '808'로 불리는 이 드럼 머신은, 그 특이한 사운드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80년대 힙합을 대표하는 장비 중 하나가 됐다.
이런 시도들 끝에 드디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할 만한 혁명적인 그룹이 등장한다. 뉴스쿨을 상징하는 동시에, 훗날 힙합의 비틀스라고 불린 이들, 'Run-D.M.C.'다.
1) 롤랜드 TR-808: 일리네어 레코즈의 도끼가 자주 외쳤던 그 808이 맞다. 동명으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808 드럼 머신은 힙합의 황금기를 열었던 사운드라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힙합의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주는 사운드인 셈. 때문에 1980년에 출시돼 약 3년 만에 단종됐음에도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