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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eek Nov 01. 2020

보여주고 증명하라

B Side 그리고 마지막. 보여주고 증명하라


다시 <쇼미더머니>의 시즌이 돌아왔다. 이번 9번째 시즌엔 눈길이 가는 참가자들이 많다. 그중 1세대 MC 주비트레인(Juvie Train)의 2차 예선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많은 1세대들이 쇼미 무대에 오른 바 있지만 그처럼 자신의 색깔을 열정적으로 증명한 사람은 없었다. 스타일이 구리다고 힙합을 못하는 건 아니다. 진정한 힙합은 스타일이 아니라 태도에 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에는 단지 공부하고 소개한다는 소박한 목표가 전부였는데, 쓰다 보니 가진 내용에 비해 분위기만 무거워진 것 같아 부끄럽고 아쉬움이 남는다. 공부로 알게 된 것과 글로 쓸 수 있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다만 쓸 수 있는 것에 관해서는 최대한 정확하려고 노력했고, 또 나름대로 분석하려고 고민했음을 밝힌다. (제목부터 '아마추어'라고 깔아놨으니 너그럽게 봐달라는 부탁이다 하하)


그래도 한편으로는, 힙합을 좋아한다는 내 옅은 색깔을 조금이나마 증명할 수 있는 기회여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글을 계기로 나를 증명할 또 다른 기회를 얻는 데에 성공했다. 무려 원하던 직장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나는 면접에서 힙합을 좋아한다고 했고, 이 글을 쓰고 있음을 밝혔으며, 무려 직접 랩을 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격언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아닌가?


이 글을 읽어주신 감사한 분들께, 우선은 내 글이 아마추어의 글임을 명심하시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한다. 무엇보다 내가 보이고 싶었던 힙합의 면모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남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 그것을 증명해 나가는 투사의 삶은 정말 매력적이다. 매번 그럴 수는 없겠지만, 아주 중요한 단 한 번의 순간에는 분명 도전할 가치가 있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모두가 한 번쯤은 중대한 무대에 서게 마련이지 않은가.




무대의 조명이 켜지고 객석은 보이지 않는다. 핀 조명에 비친 하얀 먼지만이 무대 위를 떠다닌다. 앞에 놓인 것은 마이크 하나. 영화 <8마일>의 'B-래빗'처럼,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잘할 수 있을까?

떨지는 않을까?

욕을 먹으면 어쩌지?

하지만 당신이 힙합이라면, 결론은 하나다.


"Get on the mic and show and prove!"


물론 절도나 성추행, 마약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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