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언제나 선별된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스완 부인의 주변에서 2)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2856534940



몇 년에 한 번씩 발간되는 스테판 외에의 만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작가는 20년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만화로 그리고 있지만, 아직 1/3도 출간하지 못했다. 출간될 때마다 글도 그림도 너무도 감각적이어서 너무나 반갑다. 이번 장의 주인공은 질베르트와 오데트라 할만한데, 질베르트의 젊음보다는 오데트의 관능이 더 매력적이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살고있고, 시간의 순서에 따라 산다. 그러니 시간에 따라 사랑하고, 시간이 흐른만큼 무뎌지고, 이내 헤어진다.


시간 속에서 살고 있으므로, 과거의 모든 시간을 재생할 수 없다. 그러니 기억은 언제나 선별된 것이다. 선별된 것들 사이 공백을 우리의 상상력으로 채워간다. 상상은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과거는 결국 불확정이다. 불확정을 채우는데, 현재가 개입한다. 과거와 현재는 그렇게 뒤섞인다. 미래이건, 과거이건 불확정의 유동적 상태다.


지금은 사랑하지만, 언젠가 무덤덤해질 사람 때문에, 모든 걸 쏟기도 한다. 오늘은 무덤덤하지만, 결국 사랑하게 될 사람임에도, 무심하고 매몰차게 대하기도 한다.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정해진 것도 없다.


10년 후, 20년 후의 나를 상상해본다. 어떤 순간을 골라내어 기억을 구성하고, 공백을 어떤 상상으로 채우게 될까. 어떤 것에 무심해지고, 어떤 것을 소중히 하게 될까.


프루스트는 '위대한 재능'이란 '우월한 지적 역량'이 아닌, '자기 자신을 살기 위해' 잠시 멈추는 능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왠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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