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아도, 최은영)(1/2)
https://blog.naver.com/pyowa/222986338541
애쓰지 않아도. 최은영 작가의 '짧은 소설'집이다.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밝은 밤'에 이은 네 번째 책이다. 단편에서 감각을 다루는 느낌이 참 좋았는데, 장편인 '밝은 밤'에서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그래선지 초단편인 이번 책은 느낌이 좋다. 내 취향이라는 얘기다. 절반정도 읽었다. 모든 소설에 두 명의 젊은이가 등장하고, 이야기를 끌고 간다. 서로 교감하고, 실망하면서 젊음을 살아나간다.
누구나 처음 태어나고, 처음 젊어보고, 처음 늙어진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데도, 다른사람은 살아가는게 익숙해 보였다. 포근한 가정에서, 익숙한 젊음을 누리며, 품위 있게 늙어가는 것만 같았다.
처음 젊음이 들이닥쳤을 때, 나는 당황했다. 성인이 되면 훌쩍 자랄줄 알았는데 훌쩍 자란건 아무것도 없었다. 일 년이 지났으니 일년만큼 자랄뿐이었다. 내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친구들에게 젊음은 익숙해보였고, 그렇지 못한 나는 어떻게든 뒤쫓아가 젊음에 익숙해지려고 했다. 그러니 나의 젊음은 다른 이의 옷을 입은 듯 어색했고, 어색했으므로 자신이 없었다.
지금 젊음을 돌아본다.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그럴수밖에 없었다. 젊음에 익숙한 청년은 없으므로, 어색한 것이 당연하였다. 나도 젊음에 익숙한 친구로 보였을 것이다. 일년씩 일년씩 더 성인이 되면서 다른 이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 번 두 번 실패가 쌓이며 삶에 대한 감각이 깊어졌다. 삶에서 익숙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