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육체에 맺혀있는 것이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2995512884


인생은 몸이다. 몸과 분리된 정신, 몸과 분리된 재산 같은 것은 없다. 그러니 몸이 무너지면 삶이 무너진다.



인간이 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을 보살피는 것이다. 좋은 걸 먹이고, 잘 입히고, 편하게 재워야 한다. 어떠한 실패가 와도, 정신이 피폐해지더라도, 육체를 포기하면 안 된다. 머리가 터질것같은 고민은, 가슴이 미어질 것 같은 슬픔은, 생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생각으로 해결될 일이었으면, 그것은 고민도, 슬픔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육체를 움직이고, 건강한 걸 먹어야 한다. 육체는 정신보다 반응도 빠르다. 육체가 건강해지면 순간순간을 느낄 수 있다. 어느날부터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50대의 공지영 작가가 독립한 20대의 딸에게 음식을 소개하면서 이것저것 당부한다. 읽으면서, 20대의 나와 50대였을 부모님을 떠올랐다. 부모님은 이런저런 일자리를 찾아다니며 불안한 서울생활을 이어갔다. 20대의 나는 많은 것을 당연하게 여겼고, 오히려 불만투성이였다. 세상을 다 이해하는 듯 하면서도 가족에게는 따뜻하지 못했다. 자만에 휩싸여 있었으므로 육체는 보살피지 못했고, 정신은 둔해져 있었다. 좌절과 실패를 쌓이고서야 스스로를 돌아보고 육체를 보살폈다. 육체에 탄력이 있어야 감각도 정신도 민감할 수 있다. 육체의 탄력이란 나이와는 무관하다. 70대는 70대의 탄력이 있을 것이다. 살아갈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정신은 육체에 맺혀있는 것이다.



음식에 관한 책인데, 나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줄 모른다. 취향도 없다. 배달음식, 패스트푸드, 빵도 좋아하지 않는다. 맛집을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그저 있는 걸 먹는다. 심지어 먹는 게 귀찮을 때가 있다. 그러니 복잡한 레시피가 필요한 음식은 앞으로도 만들어먹지 않을 것 같다.



그럼 무얼 좋아하냐고? 난 과일을 좋아한다. 과도로 사과를 깍으며 과도에 맺히는 사과즙을 보면 군침이 돈다. 베어물때 '사각' 소리도, 이빨이 들어가는 사과의 질감도 아주 좋아한다.


https://youtu.be/tHWcNyE_U_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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