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책, 이은혜)(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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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은 스쳐간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조차 스쳐간다. 스쳐가는 것을 붙잡을 방법은 없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니까.
시간의 물살에서 빠져나오려면 글을 써야 한다. 쓰는 동안 시간은 잠시 느려지고, 순간을 돌아볼 공간이 생긴다. 막연했던 감정들이 글을 쓰면서 구체화된다. 글이라는 형식에 생각이 엉겨붙어 모양을 갖춘다. 글쓰기는 시간을 우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늙는다는 것은 잔여수명이 줄어든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음도 늙고, 자연스레 젊은이의 공간에서 밀려난다. 의지도 늙어 도전하지 않는 자신을 쉽게 합리화한다. 새로운 공간을 젊은이의 공간이라고 치부하며 다가가려 하지 않는다. 더욱더 작은 공간에 만족하며 고립되어 간다.
결국은 죽겠지만, 모든 게 늙은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한다. 죽을 때까지 글을 써야 한다. 마음과 의지의 노화를 늦출 유일한 방법은 글쓰기다. 젊은이의 생각에 접근하고, 공간을 그들과 함께 사용하려면 글을 써야 한다. 늙어 글을 쓰려면 조금이라도 젊을 때 한 문장이라도 더 써봐야 한다. 그래서 나는 계속 쓸 것이다.
일부러 아플 필요는 없지만, 어쩌면 젊은 시절 몸이 아파보는 것도 괜찮다. 몸이 크게 아프면, 몸이 결국 자신임을 알게 된다. 병이란 것이 예외적 현상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오히려 건강의 시간이 잠시잠깐 찾아오는 것일 수 있다. 건강의 시간이, 젊음의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소개 된 책 중에 '타타르인의 사막'(디노 부차티) 이야기가 있었다. 장교 조반니 드르고는 어떤 적도 보이지 않는 사막 한가운데 요새에 부임했다. 제대로 된 전투한 번 하지 못하고, 시간에 늙어 질병으로 퇴역하여여 요새를 떠난다. 삶이란게 그런건가. 읽어봐야겠다. '타타르인의 사막'
이은혜 편집장의 두 번째 책 '살아가는 책' 재밌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