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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May 02. 2023

죽는 순간 삶은 확정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아툴 가완디)(4/4)

https://blog.naver.com/pyowa/223091717093


죽는 순간 삶은 확정된다. 



삶의 순간은 미래라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죽음의 순간은 삶의 최후 전선이다. 죽음의 순간은 자신의 이야기가 확정되는 순간이기에 삶의 순간보다 중요하다. 죽음의 순간은 삶의 순간보다 더 의미있고, 행복하고, 차분한 순간이어야 한다.



마지막 순간에 맑은 정신이었으면 좋겠다. 함께 모여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 서로를 보며 무언가 같이 먹는다는 것만큼 행복한 것은 없으니까.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대신해 결정할 누군가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전달해 놓아야한다. 이반 일리치의 불행처럼 모두 거짓말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모두 죽음을 예견하면서 치료만을 말하고 있어선 안 된다.



나의 이야기를 스스로 마무리하고 싶다. 내 삶이니까.


---

이반 일리치는 '쁘로스찌'(용서해줘)라고 한마디 더 덧붙이고 싶었지만 '쁘로뿌스찌'(보내줘)라고 말하고 말았다.


"임종하셨습니다!"

누군가 그를 굽어보며 말했다.

이반 일리치는 이 말을 듣고 마음속에 되뇌었다.

'끝난 건 죽음이야. 이제 더이상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왕께서는 제게 인간사에 관해 물으시지만, 저는 신께서 매우 시기심이 많으시고 변덕스러우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나이다. 인간은 오래 살다보면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많이 보고, 겪고 싶지 않은 것도 많이 겪어야 하나이다. 인간의 긴 삶 중에 하루라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날은 없사옵니다. 따라서 인간은 전적으로 우연의 산물이옵니다.


왕께서는 재물도 많고 수많은 백성을 다스리시지만, 행복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물음에 답할 수가 없나이다.


운이 좋은 큰 부자라도 제가 가진 부를 생을 마감할 때까지 즐기지 못한다면 그날그날 살아가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옵니다. 많은 거부들이 불운했는가 하면, 재산이 넉넉하지 못하더라도 운이 좋은 사람도 많사옵니다. 제가 말한 복을 가장 많이 타고나고 그것을 끝까지 누리다가 편안하게 죽는 사람이야 말로 제가 보기에 행복한 사람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것 같나이다.

크로이소스 왕에 대한 솔론의 충고,  헤로도토스 <역사> 중에서


크로이소스왕과 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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