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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un 01. 2023

재건축 설명회가 이렇게 흥미진진하다니

(feat. 한형기 조합장)

https://blog.naver.com/pyowa/223110056099


유튜브에 신반포 2차 재건축 설명회가 보였다. 사실상 비대위를 준비하는 설명회였다. 강사는 스타 조합장 한형기였다. 한형기 조합장은 PD수첩으로 처음 알게 되어서 나에게는 좋지 않은 선입견으로 남아 있다. 나는 조합총회도 가본 적이 없으니, 비대위 설명회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는 한형기 조합장이 궁금했다. 



재건축 설명회 영상은 2시간짜리 영상이고, 나랑 상관도 없는 일이니, 지루할 것이 뻔했다. 잠깐만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왠걸 2시간 내내 흥미진진했다. 설명회가 흥미진진할 수도 있다는 것에 놀랐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다.  학원 선생을 했어도 대치동 일타강사가 되었을 것이다. 개척교회를 맡아도 굴지의 교회를 만들어 냈으리라. 자신감 넘치는 그의 말은 '믿습니까, 여러분' 하는 듯 했다. 부흥회에서 헌금을 내듯, 재건축 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아마도 '동의서'를 내고 나왔을 것이다.



청중을 장악하는 힘이 놀라웠다. 목소리, 눈빛, 자신감 어디 하나 부족한 데가 없었다. 큰 소리로 말하다가도 잠깐 잠깐 침묵을 섞어 청중을 집중시켰다. 자신이 의도한 순간에 공감과 박수를 끌어냈다. 청중이 한형기 조합장과 함께 호흡하도록 만들었다. 강의실 꽉 차 있는 개개인과 일대일로 얘기하는 듯 시선을 처리했다. 뒤적이거나, 보고 읽거나, 고민하는 순간마저 없었다. 목소리, 눈빛, 몸짓에 자신감이 넘쳐났다. 그것은 자신감으로 치장한 것이 아닌 자신감 자체 같았다. 유튜브로 봐도 이 정도인데, 현장에서 앉아 있었다면 침을 꼴깍 삼기면서 2시간 내내 앉아 있다 동의서에 지장을 찍고 나왔을 것이다. 사람자체의 호불호를 떠나, 한형기 조합장의 강의실력은 청중을 압도했다.



30년도 더 전 고등학교 때 자취를 했다. 젊은 옆 집 아줌마는 자취생인 나를 불쌍히 여겼다. 연탄불도 빌려주고, 반찬도 나눠주고, 티비도 보여주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줌마를 따라 교회 부흥회에 갔다. 목사님은 목소리, 눈빛, 자신감, 카리스마로 신도를 압도했다. 고등학생 때인데도 나는 얼어있었다. 침을 꼴깍꼴깍 넘기며 소심하게 찬송가에 맞추어 박수를 쳤었다. 오랜만에 그 때가 생각났다.



한형기 조합장이 비대위를 추진한다니 강력한 비대위가 될 것이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집행부와 비대위의 한판 승부가 어떻게 진행될런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https://youtu.be/UM9BEfXGFL4

https://youtu.be/gsLpX5xU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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