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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un 02. 2023

생각을 각인시키는 공식, SUCCESs

(스틱, 칩 히스/댄 히스)

https://blog.naver.com/pyowa/223118905397


누구나 자신의 생각, 자신의 감정 밖에 알 수 없다. 타인의 생각, 타인의 감정은 짐작할 뿐이다. 연인이 사랑한다고 말해도, 그 사랑이 나의 사랑과 같은 것인지, 얼마나 어떻게 사랑한다는 것인지 알 도리는 없다. 


생각과 느낌을 타인에게 전할 방법이 있을까. 지금의 방법으로 충분한 것인가. 무언가 공식 같은 건 없을까. 스틱(Stick!, 붙여!)은 나의 메시지를 각인 시키는 공식을 말하고 있다. 공식을 알고 상황에 따라 변주한다면 내 생각을 정돈하고, 상대의 관심을 끌어내어 상대의 머릿속에 새겨넣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공식은 SUCCES다. Simplicity, Unexpectedness, Concreteness, Credibility, Emotion, Story. 메시지를 간결하게 하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의외성으로 관심을 끌어낸다.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활용한 이야기로 감정을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설명충'으로 빠지기 쉽다. '지식의 저주'에 빠지지 않도록 각 단계별로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공감가는 문장도 많고, 잊지 않아야 할 내용도 있다. 나도 '지식의 저주'에 빠져 설명충이 되곤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게 된다. 그러지 않아야지 다짐하지만, '네가 몰라서 그러나본데, 내가 잘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을꺼야'라고 무심코 생각하게 된다. 


세르반테스는 속담이란 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짧은 문장이라 했다. 핵심이 담겨 있는 간결한 문장이란 말이다. 설명충 속담은 무엇이 있는가. '나이가 들면 입을 닫고, 지갑만 열라'. 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짧은 문장이란 이런 거다.


나이가들수록 모든 게 약해진다. 마음까지도. 간결하게 말하려면 무언가 덜어내야 한다. 덜어낸다는 얘기는 그것이 핵심이 아니라고 선언하면서 생략의 위험을 본인이 떠 안는 것이다. 공무원도 그렇고, 일반인도 그렇고 자기가 알고 있는 걸 다 말하려 한다. 그 위험을 부담하고 싶지 않으니까.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더 중요한 정보와 그 다음 중요한 정보를 줄세울 능력이 있어야 간결하게 말할 수 있다. 얼마나 대단한 능력인가. 그러니 평범한 사람은 간결하게 말하지 못한다. 능력이 모자랄수록 말도, 글도 길어진다.


관심을  끌어내는 것은 마술과 같다. 마술은 상대방을 예측하게 하여 시선을 처리한다. 그래서 속는다. 메시지도 상대방을 예측하게 하고 그 예측이 빗나가게 하여 호기심을 끌어내야 한다. 어떻게 예측하게 할까. 정보와 정보 사이에 공백을 끼워 놓는다. 자연스럽게 공백에 대해 추리한다. 화자는 추리를 빗나가게 하여 상대방의 관심을 크게하고 집중도를 높인다. 구체적인 이야기로 메시지를 각인시킨다. 


이야기는 구체적이면서도 직관적이야 한다. 구체적 설명이라며 많은 숫자에 통계를 붙여선 안 된다. 숫자와 통계가 붙을수록 메시지는 머리 속에 남아 있지 않는다. 아이폰이 처음 상륙했을 때 삼성스파트폰 옴니아와 한 판 대결을 벌였다. 옴니아는 해상도, 화면크기, 처리속도, 다양한 기능을 강조했다. 설명서가 두꺼운 책처럼 두꺼웠다. 아이폰을 사용할 때의 감각을 설명했다. 터치감각, 손안에 들어오는 크기를 보여주었다. 설명서는 종이 한 장이었다. 써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는 뜻이었다. 지금 돌아보니 옴니아는 지식인의 저주 속에 갇혀 있었다. 아이폰의 파도가 너무나 높으니 어쩔 수 없던 부분도 있었다.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삼성은 스펙을 강조하고, 아이폰은 감각을 강조한다. 


나는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한다. 말하기와 글쓰기로 밥을 먹고 살아야 한다. '지식의 저주'는 아차하면 빠지는 함정이다. '설명충'되는 건 순식간이다. 더 생각하고, 쓴 글이라도 한 번 봐야겠다. 저자가 말하는 공식은  SUCCES다. Simplicity, Unexpectedness, Concreteness, Credibility, Emotion, Story. 이 책의 공식대로 말하고 쓸 수는 없겠지만, 가끔씩 생각해야할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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