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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un 22. 2023

국가國家와 각하閣下

https://blog.naver.com/pyowa/223136084315


문장은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문득 책을 읽다가 '각하'란 단어를 보고 글로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천하는 황제가 신의 뜻에 따라 다스리는 것이므로 인간이 만들수도, 없앨 수도 없는 것이다. 그것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國'은 나라도 아니고, '家'는 집안도 아니다.  國은 '제후국'을 의미하고 家는 제후국 내에서 일정지역을 관할하는 '제후국의 대부'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바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가 이해된다. 스스로 연마하면 제후국의 토호가 될만하고, 이어 제후국을 다스릴만하고, 나아가 황제의 밑에서 공경(고위직 관료)이 되어 천하를 평안히 할만 하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각하', '휘하'는 어디서 나온 말인가. 건물의 기단에서 나온말이다. 황제, 임금, 정승, 장군이 집무를 보는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폐하' 陛下를 보자. 폐는 황제가 앉아 있는 건물의 기단 밑 섬돌을 말한다. 신하는 감히 황제를 부르지 못하니, 섬돌 밑에서 서 있는 내시나 집사에게 고하는 것이다. '폐하'는 황제를 부르는 말이 아니라 '집사'를 부르는 말이다. 집사는 들은 내용을 황제에게 전한다.


'전하'殿下도 마찬가지다. 전은 경복궁의 '근정전' 같은 곳이다. 전은 왕과 왕비의 공간이니, 전하는 殿 아래에서 집사에게 고한다는 뜻이다. '각하'閣下의 閣은 각료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총리 또는 장관급의 고위직 관료를 말한다. 그들의 집무장소가  閣이다. '각하'는 장관 집무장소의 아래에서 고한다는 뜻이다. '휘하麾下', '막하幕下'는 장군기가 있거나, 장군의 막사 아래에서 고한다는 뜻이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땡전'뉴스였다. 매일이 같았다. 9시 뉴스가 땡- 하고 시작하면  '전두환 대통령 각하'는 하고 뉴스가 시작되었었다. 노태우씨가 대통령이 된 후 '보통사람'을 강조하면서 점차 각하란 말이 사라졌다. 벌써 너무나 오래 전 일이다.


https://youtu.be/SZwWwAUMN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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