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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ul 10. 2023

많이 죽이는 무기는 훌륭한 무기다. 그렇지만,

(feat. 확산탄 cluster munition)

https://blog.naver.com/pyowa/223151921937


전쟁은 군복입은 사람과 군복입은 사람의 싸움이다. 적군만 사살해야 하므로, 군인과 민간인을 구별(discriminate)할 수 없는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전쟁은 적을 무력화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무력화된 적을 죽여서는 안 된다.  싸울 의지가 없는 적군을 사살해선 안 된다. 그들은 포로로서 대우받을 국제법상 권리가 있다.



군인은 적군을 아무리 많이 죽여도 살인자가 아니다. 많이 죽이면 영웅이고, 많이 죽이는 무기는 훌륭한 무기다. 자신의 목숨을 건 그들의 충성심과 희생정신은 추앙받아 마땅하다. 그것은 적군도 마찬가지다. 아군이건, 적군이건 범죄에너지가 없는 명예로운 제복의 사람들이다.



다만, 그들이 명예롭기 위한 조건이 있다. 군복을 입고, 무기를 공공연히 휴대하고 다녀야 한다. 자신이 적의 합법적인 목표물이 될 수 있음을 공표하고 다녀야 한다. 적군이 자신을 죽여도 전쟁법상 합법임을 나타내야 한다. 군복을 입었다는 것 자체가 죽음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적군을 사살할 때도, 군복을 입고 무기를 휴대한 사람만이 합법적인 목표물이다. 



민간인으로 위장한 암살은 범죄다. 시민의 복장을 하고 적의 관료나 군인을 암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범죄다. 목적이 아무리 숭고해도, 대상이 아무리 나쁜 놈이이어도 그것은 범죄다. 군복을 입은 군인이 적의 민간인을 사살하는 경우에도 역시 범죄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확산탄(cluster munition)을 지원한다고 한다. 확산탄은 커다란 포탄에 수류탄 같은 작은 탄이 가득채워져 있는 폭탄이다. 적군에게 확산탄을 쓴다는 데 무엇이 문제인가. 적군만 죽인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적군을 많이 죽일수록 좋은 무기다.



그런데 확산탄은 불발율이 있다. 예전의 확산탄 불발율은 20% 정도까지 되었으나 지금은 많이 낮아졌다. 자폭 확산탄도 등장했다. BBC에 따르면 미국방부는 3%이하의 확산탄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불발된 확산탄은 무기의 핵심 기능인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는 구별성(discriminate)이 없는 탄이고, 수 십년동안 언제터질지 모르는 지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발표가 신빙성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국방부 발표를 믿는다 해도 3%는 불발된다. 100개의 자탄이 있는 확산탄 한 발을 투하 할 때마다 3발의 불발이 되고, 이것은 전쟁이 끝나도 지뢰처럼 남아 있게 된다. 지뢰가 아니니 지뢰보다도 더 위험한 폭발물이 될 것이다. 전황이 불리할수록 미사일에 비해 값이 싼 확산탄을 많이 투하하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는 엄청난 양의 불발 확산탄이 깔려 남아 있게 된다. 앞으로 수 십년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민간인들을 죽고 다치게 할 것이다.


https://www.bbc.com/news/world-europe-6613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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