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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관은 초보입니다. 그러니, 겁먹지 맙시다.

(감사에서 살아남기)(5)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020714221



<감사관은 초보입니다. 그러니, 겁먹지 맙시다.>



감사관은 초보입니다. 이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감사관은 어쩌다 감사부서에 근무하게 된 사람입니다. 그렇게 선호하는 부서도 아닌 감사부서에 순환보직하다가 일하게 된 사람입니다. 길어야 3년 경력입니다. 그들도 여러분들처럼 사건을 마주치면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릅니다. 잘 모르니 매뉴얼 뒤져가며 일합니다. 관련 법령 찾아보며 일합니다. 조사는 어떻게 할지, 기관장에게는 어떻게 보고할지 주저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앞에서 자신있게 노트북을 펼 뿐입니다.


수사관(감사원 감사관 포함)은 다릅니다. 수사관들은 평생을 수사로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일하다보면 저절로 숙련됩니다. 숙련되면 매뉴얼 따윈 필요 없게 됩니다. 숙련된 사람들 밑에서 일하니 처음 일하는 사람들도 금새 숙련되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같은 직능으로 평생을 근무해야하니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감사관들은 초보이므로, 여러분이 아는 것 이상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정도 생각합니다.


작위와 부작위를 오가며 의무위반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지 못합니다. 논리를 구성해 내거나, 증거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들어가지 못합니다.


의혹 중에 버릴 것은 버리고, 처분서에 쓸 수 있는 것으로 정리해 내지 못합니다. 무엇을 정리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물건이나 사안을 없애거나 요약했을 때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입니다. 초보자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못합니다. 그 위험이 어느 정도이고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인지 가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언급된 건 다 건드리고, 다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바쁘기만 바쁘고, 조사 마무리도 못하고, 조사한 사실의 증거도 맞지 않게 됩니다. 이도저도 안 되는 보고서가 되고 마는 것이죠.


그 후엔 자기합리화에 빠집니다. 이번 사건은 어려웠다는 둥, 시간이 모자랐다는 둥, 전문가가 있었으면 해결할 수 있었다는 둥, 자신은 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렇다는 둥, 실무자 능력이 부족하다는 둥, 감사반장이 우유부단하다는 둥, 둥. 둥. 둥.... 인간 승리죠.


감사관은 초보입니다. 여러분이 자신있게 행동하면 움찔할 것입니다.


그러니, 겁먹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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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pyowa/22312920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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