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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Sep 09. 2023

그날 밤, 바는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었다.

(봇코짱, 호시 신이치)(1/2)

https://blog.naver.com/pyowa/223204668105



호시 신이치가 쓴 원고지 10장 정도의 아주 짧은 소설집이다. '쇼츠 쇼츠'라는 장르다. 김영하 작가가 팟캐스트로 '봇코짱'을 읽어주어 알게 되었다. 


작품마다 기발한 상상력이 깔려 있고, 훅 밀고 들어오는 반전결말에 흠칫 놀란다. SF라해도 허무맹랑으로 빠지지 않고 깊은 삶의 통찰이 깔려 있다. 무엇보다 문장이 좋다. 이 짧은 분량에 이야기를 끌고나가기도 어려웠을텐데 차분한 묘사 또한 훌륭하다. 


작가의 역량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번역가 윤성규님의 실력 또한 크게 한 몫 한 것 같다. 다른 번역가의 번역본은 실망스러웠다. 아쉽게도 윤성규님 번역본은 모두 절판되었고, 다른 번역가들의 번역본은 구할 수 있다.


표제작 <봇코짱>은 술집에서 로봇 아가씨를 이용해 장사를 하는 이야기다. 반전과 이후 묘사가 숨죽이게 만든다. 추가로 2 작품을 추천해본다.


작품 <생활유지부>는 우리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인구를 적정히 조정하는 기관이다. 젊건, 늙건, 높건, 낮건, 착하건, 나쁘건 상관없이 생명을 중단시킨다. 운명에 따른다고 생각하는 죽음이 사실은 '생활유지부'라는 모종의 기관에서 하고 있는 것 아닐까하는 상상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작품 <달빛>도 마음에 오래 남는다. 소녀를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이 있다. 애완동물이므로 둘은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주인이 죽자. 애완동물인 소녀도 차갑게 식는다. '말 때문에 애정이 얼마나 바래지는가'


절판되어 중고책 값이 정가보다 훨씬 비싸지만 하나씩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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