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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Mar 14. 2024

호기심 가득한 세계가 있다.

(당신이 옳다. 정혜신)(3/3)

https://blog.naver.com/pyowa/223383142024



사람은 하루의 에너지를 가지고 하루라는 시간을 산다. 사람마다 에너지의 총량은 다르겠지만 매일의 에너지는 같을 수밖에 없다. 매일을 오늘의 에너지로 산다. 어제의 에너지 아낄 수도, 내일의 에너지를 끌어올 수도 없는 일이다. 최소한 나는 그렇다.


어떻게 살 것인지는 에너지와 시간을 어디에 얼마만큼 분배하느냐의 문제다. 에너지와 시간을 여유있게 쓰려면, 에너지와 시간을 아껴써야 한다. 모든 것에 최선을 하고, 민감한 감각을 유지하는 삶은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선택적으로 게을리 살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첫인상으로 충분하고, 어떤 사람은 유형화해서 응대한다. 한참을 듣다가도 어느 순간 대충 걸러 듣기도 한다. 예민한 감각을 사용하지 않으니 그에 대해 잘 알 수는 없겠지만, 나의 에너지를 한 사람에게 모두 쓸 수도 없는 일이다. 나의 감각이나 판단이 잘못될 수 있다. 그러면 조금씩 수정해가면 된다. 에너지와 시간을 그렇게 아껴놓는다.


첫인상이 어떻게 충분하며, 사람이 어떻게 유형화되느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사람이니까 그게 된다. 만나면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 눈빛, 표정, 말투, 패션, 나이, 직업, 만나게 된 이유, 나를 대하는 태도만으로도 우리는 그 사람을 유형화할 수 있다. 대부분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모든 순간과 모든 사람에게 민감한 감각을 유지할 필요도 없고, 공감할 이유도 전혀 없다. 난 그렇게 게으르고 이기적으로 산다.


호기심 가득한 세계가 있다. 닉네임의 세계다. 그 세계에선 아무런 정보도 주어지지 않는다. 무언가 알아챌만한 실마리 같은 것도 없다. 댓글이나 사진 몇 장으로 그려보는 상상만이 있을 뿐이다. 기회가 되어 오프라인에서 닉네임을 만날 때가 있다. 모니터 속의 닉네임이 현실로 튀어나와 내 앞에 앉아 있으니 신기하고 낯설다. 그때서야 감각이 민감해진다. 그들의 눈빛, 말할 때 표정, 쓰는 단어와 문장, 몸에 걸친 물건과 옷가지에 보게 된다. 온라인의 그와 현실의 그를 요모조모 맞춰본다. 저절로 그렇게 된다.


낯설면서 호기심 가득한 순간이다.



https://blog.naver.com/pyowa/22338314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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