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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Apr 08. 2024

무언가를 몸속에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무라카미 류)(1/3)

https://blog.naver.com/pyowa/223408964378


무라카리 류의 소설은 처음 읽어본다. 음식과 여자에 관한 32편의 이야기다. 책 어디에도 19금이라고 쓰여 있진 않지만,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노골적이고, 직설적이다. 문장이건 단어건 거칠 것이 없다.


소설이니 허구로 맞춰진 이야기겠지만,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이야기가 많다. 읽고 있으면 실제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아 침을 꿀꺽 삼키게 된다. 


누군가 '먹는거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하라'고 말한 걸 들었다. 아쉽게도 나는 먹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자주 먹는 걸 먹게 된다. 그마저도 조금 귀찮다. 취향이 쌓일리가 없다. 그건 여자도 마찬가지다. 많은 경험이 있어야 취향이 생긴다는데, 경험을 쌓기에는 벌써 나이가 꽤 되어버렸다.  떠올리는 음식도, 음식에 딸려오는 추억, 음식 때문에 떠오르는 여인도 없다.


우리는 무언가를 몸속에 기꺼이 받아들이고, 즐거이 밀어 넣는다. 그것이 삶의 전부일 수도 있겠다. 20대나 30대에 읽었다면 더 긴장하며, 넘치게 상상해가며 읽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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