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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Apr 25. 2024

소설은 순간을 그린다.

(소설과 소설가, 오르한 파묵)(2/2)

https://blog.naver.com/pyowa/223427307354



그림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야기는 시간속에 흐릅니다. 시간은 공간으로 전환되고, 공간은 장면을 보여줍니다. 한 장의 그림에 여러 장면이 담기기도 합니다. 그림을 보게 되면 장면이 보이고, 장면을 찾기도합니다. 장면마다 공간이 있고, 공간은 시간을 되살려냅니다. 시간 마다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쩌면 소설도 순간에 관한 예술이겠습니다. 순간을 위한 서사라고 하겠습니다. 


소설가는 순간을 글로 그려냅니다. 순간은 장면으로, 장면은 공간으로, 공간은 시간으로 변해 이야기가 됩니다. 삶의 이야기는 다시 순간으로 수렴됩니다. 순간으로 모여진 이야기는 다시 퍼져나갑니다. 순간과 이야기는 주고 받으며 반복됩니다. 그렇더라도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유한한 시간속에 살다 죽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그때 끝이 납니다. 오르한 파묵의 말대로, 순간과 이야기는 나선을 그리며 뱅글뱅글 돌다가 어느 순간 멈추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가는 보여주고 싶은 순간을 향해 서사를 끌고 나갑니다. 서사마다 애정을 담은 일상이 있습니다. 일상마다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하루가 반복될 뿐, 하루를 느껴볼 시간도 여유도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실감하는 것보다 소설의 허구가 더 현실적입니다. 소설을 읽으면 일상을 가만히 생각하게 되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게 됩니다. 소설은 지루하고, 비루한 삶이더라도 우리 모두 삶의 주인공이라고 말해줍니다. 


내 삶의 순간은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나'라는 소설에 따뜻하고 사랑스런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내가 만들어가는 소설이니,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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