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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ul 19. 2024

유리궁전을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

(건축을 묻다, 서현)(3/5)

https://blog.naver.com/pyowa/223517840759




크리스털 팰리스는 1851년 준공된 길이 563미터의 영국 만국박람회장 건물이다. 내부에 3만명을 수용하고, 개막식에 50만명이 모였다. 당시에 이정도 규모의 단일 건물은 거의 유일했다. 무엇보다 아주 짧은 시간에 권위와 품격이 있는 건물을 만들어내야 했다. 행사일은 정해져 있었으므로 퇴로는 없었다.


여러 건축안은 채택되지 못했다. 구역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둥을 꾸미고, 아치를 넣고, 돔을 쌓는 시대였다. 건축도 예술임을 뽐내는 시대였다. 건축가들은 새로운 건축기술을 예술적 감각으로 표현하고 싶었으리라. 모든 건축안은 새로운 영국, 새로운 시대를 표현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날짜는 다가왔고 건축가가 아닌 조셉 팩스턴Joseph Paxton이 임무를 받았다. 건축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팩스턴은 건축의 논리에서 자유로웠다. 그는 자신의 조경과 온실 경험을 살려 박람회장을 기획했다. 


 '유리궁전을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닌가' 



팩스턴의 자유로움은 머릿속 자유로움이 아니었다. 9일만에 내놓은 계획안은 커다란 유리온실 같은 궁전이었다. 계획안이 채택되자 일주일만에 도면과 물품내역서를 제출했다. 설계도를 받은 시공자는 3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을 5개월만에 준공했다.


팩스턴은 도면에서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 조경 경험에서 나온 엔지니어적인 현장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팩스턴은 누가, 언제, 어떻게, 어느 시간을 써서 만들어낼지 그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많은 난관이 있었을 것이고, 생각대로 되지 않았던 부분도 많았겠지만, 변수는 해결되었다. 마침내 박람회장은 5개월만에 준공되었다. 


조셉 팩스턴Joseph Paxton에 대해 처음 읽었지만, 감동적이다.





1851년 1851피트(563m)의 길이로 건축 / 1853~1854년 시데남에 재건했으나 1936년 화재로 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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