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려한다. 생각과 문장이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소설가의 각오

by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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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가 늘어나고 있다. 어느땐 오기가 생겨 검색하지 않고 떠올려보려 애써본다. 많은 경우 실패다. 익숙한 단어를 눈으로 보고나면 허탈하다. '늙는건 이런건가'



머리가 빠지고, 관절이 아프고, 근육이 작아지는 건 그럴 줄 알았던 것 같다. 육체의 절정이 지났음은 받아들였다. 생각이 절정을 지나 쇠퇴하고 있다는 걸 받아들이긴 싫다. 생각, 단어, 문장, 기억이 무뎌지고 텁텁해졌다니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직 절정이 남아 있다. 언젠가 생각의 퇴보를 받아들여야겠지만, 지금은 절정으로 향해 가능 중이다. 그렇게 믿고 있다.



그래서 나는 쓴다. 매일 쓰려한다. 생각과 문장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더 큰 이유는 남아 있는 작은 생각과 문장마저 순간 사라져버릴 것만 같기 때문이다.



마루야마 겐지도 그랬다니, 괜히 위로가 된다.






옛날에 무선통신사가 되려고 모르스 부호 연습을 했는데, 소설도 그와 비슷해요. 글 솜씨를 유지하고, 그 이상으로 향상시키려면 매일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좀 숙달됐다 싶어 연습을 게을리 하면, 금방 둔해집니다. 머리는 이전과 동일한 속도로 치는데, 손가락이 따라와주지 않는 것이죠.

(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돈은 사탄과 같다. 돈이 너무 없으면 소설을 쓸 수 없다. 큰돈이 들어오면 보여야 할 그림자가 보이지 않고, 빚에 쪼들리면 보여야 할 빛이 보이지 않는다.

(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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