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9일차. (10킬로, 1시간17분)
달리기도 유행이 있구나. 예전에는 상급자가 딱딱한 신을 신었었는데, 이제는 쿠션화를 신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힐풋에서 포어풋으로 변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미드풋이 대세인 것 같다. 마음 내키는 대로 달리는 내가 달리기에 철학이 있을리 없다. 아무렇게나 뛴다고 생각했지만 유행따라 뛰었다. 그때도 이것저것 찾아보고 스스로 판단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나는 유행대로 뛰고 있었다. 딱딱한 신을 신고 포어풋으로 달렸던 것이다. 훨씬 나은 것 같다고 느끼며 달렸다. 돌아보니 다 허상같은 거였다.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서 팔랑귀인 나는 다시 유행을 따른다. 분명히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 것 같은데 결국 유행을 따른다. 쿠션화를 검색하고, 미드풋을 시도해보고 있다. 헛것이어도 이렇게 배우고 시도하면서 달리니 즐긴다.
달리다 젊은 청년이 내 앞을 천천히 치고 나갔다. 나도 속도를 조금 높였다. 뒤 따라가며 사람이 달리는 모습을 찬찬히 보았다.
'살아 있는 것은 움직이는 것이구나'
살아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도 움직임으로서 살아 있는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다. 움직이면서 생기는 자극이 또 다른 자극과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이 순환이 멈추면 죽는 것이다. 움직임의 순환은 세상 모든 것에 적용된다는 게 내 작은 철학이다.
달리면서 갑자기 알레르기가 돋았다. 출발 전 짜파게티를 먹었는데 몸에 맞지 않는 무언가 들어있었나보다. 나는 요즘 알레르기로 고생한다. 알레르기가 돋으면 약을 먹어야 한다. 약 없이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올라온다. 병원에서도 원인과 처방이 딱히 없단다. 그래서 나는 항상 약을 가지고 다닌다. 온 몸이 가려웠지만 1시간 20분 안에 들어와서 좋았다. 집에 들어와선 약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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