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의 기술적 한계를 해결할 열쇠는 "AI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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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AI 음성 기술이 케이팝과 세계 음악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현황을 짤막하게 훑어보며, 그것이 케이팝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간단히 전망해 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그 이점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뉴진스의 "Hype boy"로 케이팝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프로듀서 250.첫째로, AI 음성 기술은 케이팝 프로듀서들의 기술적 자유도를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제작자 입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성이 늘어난다는 것은 사용 가능한 악기가 추가된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프로듀서가 음악 내에서 의도하는 바를 표현하기가 더욱 용이해진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AI는 케이팝의 모든 작곡가가 악기처럼 활용하는 창작 도구가 될 것"이라는 AI 콘텐츠 제작사 엔터아츠의 박찬재 대표이사의 호언장담은 이러한 긍정적 전망을 반영합니다 (임지우 8).
한국의 힙합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실제로 한국의 유명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는 기계음으로 인위적인 음성을 만들어내는 보이스 샘플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곡에 다채로운 질감을 더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곡 <Get Out>을 들어 보면, 피처링으로 참여한 HAON과 EK 이외에도 그가 주조한 기계음 목소리가 후렴을 맡으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세 번째 피처링처럼 활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수록곡 <Woode>에서는 아예 피처링 없이 보이스 샘플만으로 곡을 진행해 나가기도 하죠.
하지만 코드 쿤스트의 보이스 샘플은 보컬 소스를 디지털 시퀀싱 과정을 통해 재가공하여 만들어낸 것이기에 그 질감이 다소 인위적이고 낯설어서 리스너들에게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물론 그 부자연스러운 소리의 질감을 코드 쿤스트만의 매력이자 특징으로 꼽는 팬들도 많지만, 만약 더 자연스러운 보이스를 창조해낼 수 있다면 호불호를 줄이고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겠죠.
그 것에 필요한 열쇠가 바로 AI 음성 기술입니다. 완성도 높은 AI 음성 기술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프로듀서들은 더 이상 기존의 시퀀싱이나 샘플링 기술이 가진 기술적 한계에 국한되지 않고 더욱 풍부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미드낫(MIDNATT)1편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하이브와 수퍼톤이 협업해 만들어낸 미드낫(MIDNATT)은 그것을 증명해 주는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빅히트 소속 남성 아티스트 이현의 보컬에 AI 음성 기술을 접목시켜 탄생한 솔로 프로젝트인 미드낫의 첫 싱글 <Masquerade>는 이현의 목소리 이외에도 여성 보컬의 피처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이현의 실제 목소리를 기반으로 곡에 최적화된 가상의 목소리를 수퍼톤의 AI로 추출하는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로 구현해낸 보컬입니다. 이현의 고유한 가창 스타일을 보존하면서도 여성의 음색으로 자연스럽게 변환시킨 AI 기술이 프로듀서가 택할 수 있는 보컬의 폭을 성공적으로 넓힌 것입니다.
“훗날 남녀 듀엣곡을 혼자 불러내는 등 다양한 형태의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하이브 측의 분석은 향후에도 미드낫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AI 음성 기술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을 암시합니다 (최은서 6).
일리노이 대학교의 패리스 스마라그디스 교수오래 전 사망한 존 레논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탄생한 비틀즈의 신곡 <Now and Then>에 사용된 AI 소프트웨어의 컨설팅을 맡은 패리스 스마라그디스 교수는 기술과 음악이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피아노나 플루트와 같은 악기 발명의 예시를 들었습니다.
"음악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통합하며 확장하는 것입니다. 음악은 똑같이 머물며 불변하도록 디자인되지 않았습니다." (Cheng and Howson 12)
그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AI 기술로 만들어지고 강화된 음악은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이며, 현대음악이 더욱 다채로워지는 데에 이바지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풍부한 다양성을 획득한 미래의 케이팝은 더 넓은 층의 리스너들을 포섭하고 산업 구조의 총체적인 혁신을 불러올 것입니다.
이후 내용은 3편에서 계속됩니다.
참고문헌
임지우. "AI, 완전히 새로운 케이팝 산업 모델 만들 수 있어". 연합뉴스, 27 Apr 2023. https://www.yna.co.kr/view/AKR20230427135800005. Accessed 16 Apr 2024.
힙플. "코드쿤스트ㅣCRUMPLE,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앨범". 힙합플레이야, 24 May 2015.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349. Accessed 16 Apr 2024.
최은서. "하이브의 신개념 AI 전략, 다음 주자는 '이현' 아닌 '미드낫'". 한국일보, 15 May 2023.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51515120004856. Accessed 16 Apr 2024.
Cheng, Michelle and Susan Howson. “The Beatles new song "Now and Then" used AI to lift out John Lennon's voice”. Quartz, 2 Nov 2023. https://qz.com/new-beatles-song-now-and-then-ai-john-lennon-1850981701. Accessed 16 Ap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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