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AI는 케이팝의 미래다>에서는 대중음악평론가 정라리가 AI 음성 기술이 케이팝 산업에 기여할 방향성에 대해 살펴봅니다.
브루노 마스가 부르는 뉴진스의 "하입보이"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유튜브에서는 이러한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물론 브루노 마스가 정말 그 노래를 부른 것은 아닙니다. AI 음성 기술로 구현된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가 부른 것이죠. 이 기술의 원리는 각자의 고유한 목소리가 가지는 파형을 이미지처럼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커버하고자 하는 곡의 가수 목소리와 듣고 싶은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시키고 멜로디에 얹는 간단한 방법입니다 (조수민 3). 이러한 방식으로 바이든과 트럼프가 듀엣곡을 부르는 영상이 탄생하는 것이죠.
하지만 AI 음성 기술은 단순히 유튜브의 인기 동영상을 제작하는 데에만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미 AI는 음악 산업 깊숙히 진입하며 산업에 총체적 혁신을 가져오는 데 이바지하고 있죠.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인 비틀즈가 지난해 아주 오랜만에 발매한 신곡 “Now and Then”은 존 레논의 목소리를 AI 기술로 추출해 복원시켜 탄생했습니다. 그가 사망한 지 어언 4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먼지낀 채로 창고에 묵혀져 있던 미공개곡을 다시 세상에 꺼내어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렸던 수많은 ‘비틀매니아’들에게 선물한 것은 바로 AI 음성 기술이었던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영국에서는 전설적 밴드 오아시스의 보컬 리암 갤러거의 목소리를 AI로 만들어 앨범을 제작한 밴드 ‘AIsis’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 등 고인이 된 유명 가수들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음악을 제작하여 화제를 모았던 AI 오디오 기술 기업 수퍼톤은 그 활용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한 회사로부터 45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수퍼톤에 투자를 한 그 회사의 이름이 왠지 익숙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국 최대의 연예 기획사 하이브입니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케이팝 그룹인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케이팝을 대표하는 아이돌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하이브가 수퍼톤을 인수했다는 사실은 케이팝 산업 역시 AI 음성 기술의 활용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실제로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미국 음악 잡지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은 하이브의 운영의 핵심 요소이자 다음 전략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Karp 51).
과연 AI 음성 기술이 케이팝 산업에 가져올 새로운 혁신은 무엇일까요? 대표적으로 세 가지 방향성을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AI 음성은 케이팝 프로듀서들의 작곡 스펙트럼을 한층 확대시킬 것이며, 글로벌 팬덤이 겪는 언어 장벽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아이돌이 보유한 세계관의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를 높여 줄 것입니다. 이후 이어질 칼럼들을 통해 AI 음성 기술이 향후 케이팝 산업에 기여할 방향성에 대해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후 내용은 2편에서 계속됩니다.
참고문헌
조수민. "AI 커버가 뭐야? 핵심포인트 정리". GQ, 2024, https://www.gqkorea.co.kr/2024/02/29/ai-%EC%BB%A4%EB%B2%84%EA%B0%80-%EB%AD%90%EC%95%BC-%ED%95%B5%EC%8B%AC%ED%8F%AC%EC%9D%B8%ED%8A%B8-%EC%A0%95%EB%A6%AC/. Accessed 18 Apr 2024.
Karp, Hannah. "THE BIG BANG THEORY: HYBE’S CHAIRMAN ON K-POP’S FUTURE, THE BTS MODEL, AI PLANS AND MORE". Billboard, 2023, https://www.billboard.com/music/features/hybe-bang-si-hyuk-bts-k-pop-interview-billboard-cover-story-1235309931/. Accessed 18 Ap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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