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리더십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어떤 강의장에서 만난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도대체 강의를 어떻게 진행한 거예요? 거기 담당자가 그러던데, 그 업체에 강사님 팬이 되게 많다던데요.”
그 업체는 유독 반응이 좋아서 나도 강의할 때마다 힘이 나는 곳이었다. 12월에 한번 갔고, 1월에도 2월에도 갔다. 매달 모 교육업체에서 지목이 되어서 가고 있는 업체이다.
그런데 반응이 좋았던 그 강의는 글쓰기 강의가 아닌 셀프리더십 강의였다.
셀프리더십은 쉽게 설명하면 이것이다. 리더십은 리더십인데 내가 셀프로 하는 리더십.
리더십을 조금 쉽게 정의하자면 영향력이라고 하자. 셀프리더십이란 나 스스로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내가 내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 고민이 셀프리더를 만들 수 있다.
새해니까 영어공부해야지. 업무 부분 중 엑셀을 잘 못하니 엑셀을 익혀야지. 가족과 시간을 좀 더 보내야지. 책을 좀 읽어야지. 올해는 글쓰기를 해야지.
내가 하루에 하는 것들을 바꾸면 다음 날의 나에게 변화를 주고, 그 변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쌓이면 우리는 셀프리더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쉬울 것 같지만, 긍정적으로 변화에 대해 생각하는 것 그것 자체가 잘 안 된다.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과거의 나, 혹은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은 그런 동기부여 자체가 안된다. 메타인지가 되지 않아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그저 지금처럼 하루를 보내고 계속 살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자기 인식, 자기 이해, 자기 조절, 알아차림 같은 개념이다. 이 개념을 설명할 때 내가 기존에 해왔던 글쓰기 강의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나는 내 사례를 주로 예시로 말을 해주는 편이다. 그러면 마치 강의가 글쓰기 특강처럼 되기는 하지만 동기부여는 제대로 되는 듯하다. 질문도 많고 나를 보는 눈동자가 점점 더 맑아진다.
그리고 그 뒤에는 목표설정, 전략수립 같은 것들을 말한다. 시간관리나 몰입, 열정 같은 것들도 다룬다.
한 교육업체에서 상임교수가 되고 셀프리더십, 비즈니스매너, 자존감, 글쓰기 강의등을 진행했지만 가장 많이 진행한 강의가 셀프리더십이다. 셀프리더가 되기 위한 과정을 말하다 보면 나는 이게 누워있던 사람이 앉게 되고 앉아있던 사람이 일어나고 일어난 사람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서류를 넣는, 시도하는 그런 영상이 떠오른다. 올해 더욱더 열심히 강의를 진행해서 모두에게 제대로 된 동기 부여를 넘어서 움직일 수 있게끔 해주고 싶다.
기도만 한다고 해서, 꿈꾸고 비전보드만 만든다고 해서 나는 절대로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은 간절히 원한다고 해서 그 꿈이 이루어진다면 세상에 안 이루어질 꿈이 몇 개나 되겠는가? 오히려 그 일을 할 때 태도가 중요하다. 좋은 태도로 몰입해서 꾸준히 하다 보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고 그 가운데 목표세팅과 우선순위 정하기 같은 것들을 아주 시간을 투자해서 명확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 숫자로 정확히 세팅해 놓고 그에 따라 세부 목표를 정해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 숫자로 정확히 세팅해 놓고 목표 쓰기만 100번 해서는 이뤄질 확률이 낮다는 거다. 그것은 기도제목임과 동시에 내가 움직이는 행동일지가 되어야 한다.
글쓰기 강의 외에 셀프리더십 강의를 시작하면서 10개 정도의 수료증과 자격증을 땄지만 사실은 그런 것이 없어도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다만 마음에서 계속 나는 글쓰기 강의 의뢰가 가장 많이 오는데 자칫 전문성이 없어 보이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서 많이 망설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셀프리더십 강의를 진행해보려고 한다. 글쓰기 강사가 아닌 개인적인 사람으로서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에 나갔을 때 계속 같은 말을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나의 강의만 하는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나의 경우 그렇게 될 위험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사실은 지난 5년 유튜브, 신문사, 책에서 내가 수없이 떠들었던 예시들, 어떤 스토리들. 내가 강의를 하기 전 쌓아놓은 인풋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지다 보니 어쩌다 약간은 뭐랄까. 계속 돈을 버는 일, 즉 비슷비슷한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 내가 통찰했던 것들은 시간을 투자해서 만들어낸 아웃풋들. 그것을 계속 소비만 하고 있다는 기분이랄까.
당장 다음 주에도 셀프리더십 강의와 팔로워십 강의가 있다.
강의 주제에 목매지 말고 어찌 되었던, 계속해서 나는 인풋을 하고 있고 변화와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와 강사가 될 것이다. 글은 그냥 쓰면 되고, 일은 열심히 하면 된다. 이런 상투적인 말을 계속하는 사람은 결국 언젠가는 리그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내가 지금 하는 강의는 분명히 김필영 = 글쓰기 만을 떠올리는 사람에게는 색깔이 사라지거나 브랜딩에 실패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나는 변화할 것이다.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 방향이 실패하더라도 변화한 인간, 나는 남겠지.
누워있는 사람을 앉게 만들 수 있는 강사 김필영입니다. 이 정도로 강사로서의 나를 정의 내려본다,
누워만 있는 사람이 의자에 앉으면 전혀 새로운 시각이 펼쳐진다. 그 정도의 변화만 줄 수 있어도.